통화신용정책이나 거시 금융안정 상황에 중대한 변동이 발생할 경우, 한국은행이 그 원인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지체 없이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29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국회 법제실의 공식 검토 절차를 거쳤다.
현행 한국은행법은 한국은행이 매년 2회 이상 통화신용정책 수행 상황과 거시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연례 보고 방식만으로는 환율 급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금리 환경 변화 등 단기간 내 발생하는 금융 리스크에 대해 국회가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최근 원화 환율의 급격한 변동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통화·금융 관련 핵심 지표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과 파급 효과를 종합적으로 설명하는 제도적 보고 장치는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개정안은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통화신용정책 평가보고서의 내용과 보고 시점을 법률 차원에서 구체화했다.
우선 통화신용정책 평가보고서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핵심 항목을 법률에 명시했다. 보고서에는 △통화량 등 유동성 지표 변화 △기준금리 결정 등 주요 정책수단 운용 내역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 △물가 및 성장 동향 △가계부채 △자산시장 불균형 등 금융안정 위험 요인이 포함되도록 했다.
아울러 통화신용정책 수행 상황 또는 거시 금융안정과 관련된 주요 지표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급격한 변동을 보일 경우, 한국은행이 해당 변동의 주요 원인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별도로 작성해 지체 없이 국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연례 보고 외에 ‘수시 보고 의무’를 법률로 명문화한 것이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다만 금융시장 안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예외 규정도 함께 담겼다.
개정안은 보고 대상 정보 중 공개될 경우 금융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국가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성과 국회의 보고·점검 기능 간 균형을 제도적으로 조정했다는 평가다.
이번 개정안은 한국은행의 정책 독립성에는 손대지 않으면서,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조치에 대한 국회의 정보 접근성과 사후 점검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통화정책 결정 과정 자체에 대한 개입이 아니라, 정책 환경이 급변할 경우 정책 판단의 배경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국회가 적시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장치를 법률로 보완하는 구조다.
개정안은 법률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시행 이후 작성되는 통화신용정책 평가보고서부터 적용된다. 김미애 의원은 “환율 불안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문제가 국민 생활과 직결되고 있다”며 “국회의 정보 접근성과 점검 기능을 제도적으로 보완해 통화·금융 리스크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향후 환율 급변·금융시장 불안 국면에서 한국은행의 정책 판단 배경과 경제 영향 분석이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국회에 공유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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