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V) 시장 경쟁 격화와 수요 둔화가 실적에 직격탄을 준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중심 사업 구조를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28일(현지시간) 공개된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49억 달러(약 35조5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최근 네 분기 중 세 분기에서 매출 감소가 나타났고, 연간 매출 역시 948억 달러(약 135조3200억원)로 전년보다 3% 줄어들며 창사 이래 첫 연간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4분기 조정 순이익은 18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순이익은 8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1% 급감했다.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는 미국 내 전기차 세제 혜택 축소,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에 따른 소비자 반감, 유럽과 미국에서 확산된 불매 움직임, 그리고 중국 저가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BYD(비야디)에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자리를 내줬다.
머스크 CEO는 이 같은 실적이 공개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의 사업 방향 전환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제 모델 S와 모델 X를 명예롭게 퇴역시킬 시점”이라며 “두 모델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주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델 S와 모델 X는 테슬라 초기 성장을 이끈 대표 차종이지만, 최근에는 모델 3와 모델 Y가 전체 인도량의 97%를 차지하며 사실상 주력에서 밀려난 상태다.
머스크 CEO는 앞으로 수개월 내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중단하고,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생산 공간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제조 라인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생산 체계를 구축해 옵티머스를 연간 100만 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다소 슬픈 결정이지만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로 향하는 전반적인 전환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사에서 AI·로봇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정체성을 바꾸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AI와 로보틱스가 향후 세계 경제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내년 말쯤 휴머노이드 로봇을 일반에 판매하고, 올해 말까지 로보택시가 미국 전역에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전략 전환의 연장선에서 테슬라는 머스크가 소유한 비상장 AI 기업 xAI에 약 20억 달러(약 2조8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테슬라는 이미 자사 차량에 xAI의 챗봇 ‘그록’(Grok)을 탑재하며 AI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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