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이력서는 해체가 되고 AI가 이해하는 다이내믹 디지털 프로필, ‘커리어 게놈’이 이를 대체할 것입니다. 초개인화된 채용 생태계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이것을 만드는 것이 우리 ‘웍스피어’의 역할이자 새로운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잡코리아 창립 30주년 기념 컨퍼런스 ‘잡코리아 더 리부트(JOBKOREA THE REBOOT)’ 현장은 단지 창립 기념행사라기보다는 하나의 선언에 가까웠다. ‘리부트(REBOOT)’라는 행사명처럼 잡코리아는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는 자리에서 새 사명과 미래 전략을 동시에 공개했다.
이날 윤현준 잡코리아 대표이사는 새로운 사명 ‘웍스피어(Worxphere)’를 공식 발표하며 AI 전환(AX) 시대에 맞춰 채용과 커리어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내놨다. 행사장에는 HR 담당자와 업계 관계자 등 약 1000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잡(Job)’의 한계를 넘는다...웍스피어가 담은 의미
새 사명 웍스피어는 ‘일(Work)’, ‘경험(Experience)’, ‘세계·영역(Sphere)’의 합성어다. 잡코리아는 이 이름에 대해 ‘일하는 모두를 위한 하나의 세계’를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의 ‘일자리 연결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선언이다. 공고와 이력서를 이어주는 것을 넘어 일을 둘러싼 모든 경험을 AI와 데이터로 재설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채용은 물론 커리어 설계, 조직 성장, 기업 문화까지 포괄하는 HR 생태계로의 확장을 예고한 셈이다.
윤현준 잡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날 ‘Better Experience, Better Future’라는 비전과 함께 ‘Work is here’라는 중의적 메시지도 제시했다. 개인과 기업이 더 나은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웍스피어 출범과 함께 잡코리아는 그간 개별적으로 운영해온 서비스들을 하나의 HR 그룹 체계로 재편한다.
정규직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를 중심으로 알바몬(비정규직), 잡플래닛(기업 정보·평판), 나인하이어(ATS), 클릭(외국인 채용)까지 아우르는 구조다. 이는 채용 단계별·고용 형태별로 분절돼 있던 경험을 하나로 잇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잡코리아는 이를 통해 채용 전 과정뿐 아니라 채용 이후까지 고려하는 ‘풀 스펙트럼 HR 테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잘한 것과 충분한 것은 다르다”...변화 이끈 근본적 문제 제기
윤현준 잡코리아 대표이사는 키노트 세션에서 지난 30년의 변화를 차분히 되짚었다. 종이 이력서를 온라인으로 옮기고 클릭 한 번으로 지원이 가능해진 변화의 중심에 잡코리아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잡코리아는 지난 30년간 방대한 채용 데이터와 자체적으로 고도화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채용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 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윤 대표는 곧바로 현재의 채용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AI가 일상이 된 지금, ‘많이 보여주는 채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발언은 이번 사명 변경과 전략 전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단순 노출과 검색 중심 채용에서 벗어나 개인과 기업의 상황을 이해하고 다음 선택을 제안하는 채용으로 나아가겠다는 문제의식이다.
◆‘커리어 에이전트 시대’...AI가 다음 선택 제안한다
잡코리아가 제시한 핵심 개념은 ‘컨텍스트 링크(Context Link)’다. 개인의 이력, 역량, 관심사, 행동 데이터 등 다양한 맥락을 AI가 종합적으로 이해해 사람과 일, 정보와 기회를 정교하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구직자가 공고를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각 개인에게 의미 있는 기회가 선제적으로 제안되는 ‘제안받는 채용’ 경험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채용의 주도권을 플랫폼이나 기업이 아닌, 맥락 기반 AI 추천 구조로 이동시키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잡코리아는 2026년 상반기 중 순차 공개할 AI 기반 차세대 커리어 에이전트 2종을 공개했다.
기업용 ‘탤런트 에이전트(Talent Agent)’는 인사 담당자가 자연어로 조직 상황과 인재상을 입력하면 AI가 과거 채용 데이터와 내부·외부 인재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후보를 제안하는 서비스다. 단순 조건 검색을 넘어 채용 맥락을 이해하는 추론 기반 대화형 AI라는 점이 특징이다.
구직자용 ‘커리어 에이전트(Career Agent)’는 공고 조회, 지원 이력, 활동 패턴 등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기회를 선제적으로 제안한다. 모두가 같은 공고를 보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 개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정보만 전달하는 구조다.
김요섭 CTO는 “AI가 판단을 보조하고 사람은 더 중요한 결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AI 커리어 에이전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됐다. 실제 채용·커리어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기반 체험을 통해 AI 추천과 탐색 흐름이 사용자 경험 전반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소개됐다.
잡코리아는 AI 추천 중심으로 메인과 공고 탐색 구조를 재설계하고 있으며 알바몬 역시 온보딩·홈·지원 흐름을 간소화해 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구직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AI 도입이 기능 추가를 넘어 서비스 전반의 UX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채용 전 과정을 하나로...‘제안받는 채용’의 현실성
잡코리아는 2026년 상반기 중 기업용 통합 비즈센터 ‘하이어링 센터(Hiring Center)’도 공개할 예정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채용을 별도로 관리해야 했던 구조를 하나로 통합하고 공고 등록부터 지원자 관리, 채용 성과 분석까지 제공하는 올인원 채용 환경을 구축한다. 여기에 잡플래닛의 기업 리뷰와 조직문화 데이터까지 연계해 채용 이후까지 고려하는 HR 경험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잡코리아는 현재 누적 통합 회원 3000만명 이상을 보유한 국내 최대 커리어 플랫폼이다. AI 추천·매칭 서비스 고도화 이후 주요 서비스 전반에서 이용 지표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누적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합산 5933만명으로 집계됐다. AI 추천 고도화 이후 구직자 체류 시간과 매칭 성사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기업 대상 AI 기반 인재 탐색 서비스 이용 지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현준 대표는 “이제 채용은 기다리는 과정이 아니라 제안받는 경험으로 바뀌고 있다”며 “웍스피어는 채용을 넘어 커리어 전반의 가치를 키우는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잡코리아의 이번 사명 변경과 전략 발표는 리브랜딩을 넘어 AI 시대 HR 플랫폼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30년간 ‘연결’을 만들어온 잡코리아는 이제 그 연결의 방식을 다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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