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시장에서도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추격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양산 경험과 품질 신뢰를 앞세운 리더십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자신감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4 역시 HBM3와 HBM3E와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HBM2E 시절부터 고객, 인프라 파트너사와 원팀 체제로 시장을 개척해 온 선두 주자”라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기술이 앞선 수준을 넘어, 그동안 축적해 온 양산 경험과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는 단기간에 추월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HBM 시장에서의 진입 장벽을 강조했다.
HBM4 양산 역시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이후 고객사와 협의한 일정에 따라 물량 양산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제품에 적용 중인 1b 공정 기반으로도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패키징 기술 경쟁력도 자신했다. SK하이닉스는 독자 패키징 기술인 MR-MUF를Mass Reflow-Molded Underfill)을 통해 HBM3E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성능뿐 아니라 대량 양산 측면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다만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생산력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고객 수요를 100% 충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일부 경쟁사의 시장 진입은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성능과 양산성, 품질을 기반으로 한 주도적 공급사 지위는 지속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적은 이런 자신감을 뒷받침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며 지난해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01.2%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자 전사 연간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넘어선 수치다. 연간 매출은 97조1467억원으로 46.8% 늘었다.
4분기 실적은 더욱 가팔랐다. 4분기 영업이익은 19조1696억원, 매출은 32조826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각각 68%, 34%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매출 30조9755억원·영업이익 16조4642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HBM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제한적인 공급 여건으로 D램 출하량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낸드 출하량은 기저 효과로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BM4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양산 경험과 고객 신뢰’라는 진입 장벽을 앞세운 SK하이닉스의 선두 전략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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