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 고창군 문화예술과장이지난 28일 흥덕면 배풍산 일대 국가유산을 점검하고 있다./고창군 제공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흥덕면 배풍산 공원에는 한 고을의 행정과 교육, 그리고 정신문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흥덕의 옛 지명인 '흥성(興城)' 시절부터 이어져 온 흥성 동헌과 흥덕향교, 그리고 향교 초입에 자리한 당간지주는 이 지역이 지닌 시간의 깊이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지난 28일, 고미숙 고창군 문화예술 과장은 국가유산 동학 팀장과 함께 흥덕면 배풍산 일대에 남아 있는 국가유산을 차분히 둘러보며 지역 역사 자원의 가치를 다시 살폈다.
흥성동헌 안내문./고창군 제공
이번 현장 방문은 흥덕의 옛 이름인 '흥성(興城)'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흥성 동헌과 흥덕향교, 그리고 향교 초입에 자리한 당간지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행정과 교육, 그리고 종교적 상징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이 일대는 조선 시대 흥덕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 현장이다.
흥덕향교 전경./고창군 제공
흥성 동헌은 오랫동안 '흥덕 객사'로 알려져 왔으나, 보수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문을 통해 실제로는 지방 수령이 행정을 집행하던 동헌 건물이었음이 확인됐다. 동헌은 조선 시대 지방 통치의 핵심 공간으로, 수령이 재판과 행정을 처리하고 백성과 소통하던 곳이다. 흥성 동헌은 흥덕이 지역 행정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유산으로 평가된다.
흥덕향교 안내문./고창군 제공
흥덕향교 역시 지역의 정신사적 중심이었다. 조선 시대 향교는 국가가 설립한 지방 교육기관으로, 오늘날의 공립 중등교육 기관에 해당한다. 유학 교육과 함께 공자와 유학 성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던 공간으로, 지역 인재를 길러내고 공동체의 도덕적 기준을 세우는 역할을 담당했다. 흥덕향교는 흥덕 지역이 교육과 예를 중시하던 고을이었음을 말해준다.
흥덕 당간지주 표지석./고창군 제공
향교 입구에 세워진 당간지주는 이 일대 국가유산 가운데서도 특히 눈길을 끈다. 당간지주는 사찰이나 주요 의례 공간 입구에 세워 깃발(당)을 걸어 행사나 의식을 알리던 석조물이다. 흥덕향교 앞 당간지주는 바깥면에 새겨진 연꽃 문양이 독특하고 아름다워 예술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된다.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상징성과 조형미를 함께 지닌 유산이다.
흥덕 단간지주 안내문./고창ㄱㄴ 제공
고미숙 문화예술 과장은 "배풍산 일대는 행정·교육·의례의 흔적이 한데 모여 있는 매우 의미 있는 공간"이라며 "국가유산은 단순히 보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유례와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오늘의 삶과 연결할 때 더 큰 가치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흥덕의 역사 자산이 군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록과 활용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배풍산 자락에 남아 있는 흥성 동헌과 흥덕향교, 그리고 당간지주는 흥덕이 걸어온 시간의 층위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변화와 성장을 이야기하는 오늘의 고창 속에서, 이들 국가유산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증거로 자리하고 있다.
고창=전경열 기자 jgy36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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