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 네덜란드 ASML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차세대 노광장비 매출 인식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장비 수요로 직결되며 수주와 실적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는 평가다.
ASML은 28일 지난해 연간 순 매출 326억6700만유로(약 55조8000억원), 순이익 96억900만유로(약 16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6%, 순이익은 26.9% 증가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97억1800만유로, 순이익은 28억4000만유로로 집계됐다. 4분기에는 기존 극자외선(EUV) 장비보다 미세 공정 구현이 가능한 차세대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NA) EUV’ 노광장비 2대가 매출에 반영됐다. 대당 가격이 5000억원을 넘는 해당 장비는 초미세 공정 경쟁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실적보다 수주 증가세에 더 주목하고 있다. ASML의 지난해 4분기 수주액은 132억유로로, 시장 예상치(약 68억5000만유로)의 두 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74억유로가 EUV 노광장비로, 첨단 공정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수주잔고는 387억9700만유로(약 66조3000억원)로 확대됐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주잔고 내 메모리 반도체 장비 비중이 56%로 전 분기보다 크게 늘었다”며 “AI 확산에 따른 D램 증설 수요가 장비 발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SML은 AI 인프라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를 기반으로 고객사들이 중기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재평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인식 변화가 생산능력 계획 상향과 전례 없는 수주 증가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EUV 매출 확대와 설치 장비 관리 서비스 성장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순 매출에 대해 ASML은 82억~89억유로, 연간 매출은 340억~390억유로로 제시했다. 매출총이익률은 51~5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연간 12억유로 수준을 이어간다.
한편, ASML은 오는 2028년 말까지 최대 120억유로(약 20조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AI 주도 반도체 투자 사이클 속에서 장비 독점 지위를 기반으로 한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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