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복귀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관심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안이 이날 최고위에서 최종 확정될지에 쏠려 있다. 윤리위가 이미 제명을 의결한 상황에서 최고위까지 추인될 경우 한 전 대표는 당적을 상실해 사실상 복당이 불가능해지는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된다.
장 대표는 쌍특검 관철을 요구하며 8일간 단식 농성을 벌인 뒤 병원 치료를 거쳐 28일 당무에 공식 복귀했다. 복귀 다음 날인 29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가 사실상 그의 ‘복귀 신고식’이자 한 전 대표 제명안 처리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당 안팎에서 동시에 제기된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당원게시판(당게) 사태’와 관련해 1월 중순 한 전 대표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윤리위는 문제의 게시글 상당수가 동일·유사 IP에서 조직적으로 게시됐다고 보고 한 전 대표 가족들이 실제 작성에 관여한 정황과 함께 한 전 대표 본인도 직접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윤리위는 해당 행위가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선 “조직적 경향성”에 기초한 중대한 윤리 규범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크다며 수사 의뢰까지 권고한 바 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의 제명 의결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이 때문에 29일 장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에 제명안이 상정될 경우 장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어떤 식으로 표결에 나설지가 핵심 변수가 된다.
당내에서는 “한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제명에 공감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명 처리에 우호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임박론’과 ‘신중론’이 혼재하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한 전 대표 징계 문제에 대해 “절차에 따라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고,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언급하며 형식적, 절차적 정당성을 반복 강조했다. 사실상 윤리위 결정을 뒤집기보다는 최고위 추인을 전제로 하되 형식 요건을 최대한 갖추겠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장 대표가 심중에는 한 전 대표 제명을 굳혔지만 여전히 소장파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명분을 축적한 뒤 결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선 제명 후 포용’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절차와 열성 지지층의 기대에 최대한 부합한 뒤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한 보좌관은 이에 대해 “올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수진영도 결국 대통합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 대표가 일단 당 절차를 따른다는 명분으로 한 전 대표를 제명한 뒤 지방선거가 임박해 다시 포용하는 선에서 오래된 양측간의 갈등을 정리할 수 있다. 장 대표로서는 장외의 중도성향 지지층을 놓치게 되면 지방선거 최악의 패배를 맞을 수도 있다. 선거가 임박해지면 전국의 후보들이 ‘한동훈을 부르자’는 요구도 빗발칠 것이다. 장 대표가 선당후사를 생각한다면 한동훈과 어떤 식으로든 오월동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윤리위의 제명 의결 직후부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는 연이어 공개 발언을 통해 이번 징계를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 “사이비 민주주의”라고 규정하며 당권파와 윤리위를 정면 비판했다.
다만 논란의 발단이 된 당원게시판 사태와 관련해서는 가족이 연루된 부분을 중심으로 유감과 사과에 가까운 취지의 발언을 내놓는 등 행위 자체에 대한 우회적 책임 표명과 징계 사유 부정이라는 이중 메시지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한 전 대표 지지층은 제명 국면과 맞물려 점점 강경해지는 양상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수만 명이 모여 “징계 철회” “불법 제명 규탄” 등을 외쳤고 한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것이 진짜 보수 결집”이라고 평가하며 지지층의 결속을 독려했다.
지지자들은 29일에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 징계 철회와 최고위의 제명 불추인을 촉구할 예정이어서 최고위 회의장 안팎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결국 한 전 대표는 ‘칠 테면 쳐 봐라’며 일전불사를 외치고 있고 장 대표의 제명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양측이 이렇게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 모양새가 되면서 갈등은 오늘 최고위를 고비로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제명이 확정될 경우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당적을 상실하게 되고 현행 규정상 재입당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향후 행보 역시 ‘장외 정치’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
반대로 최고위가 제명안을 미루거나 뒤집을 경우 윤리위 결정과 당 지도부의 균열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국민의힘 내홍은 어떤 방식으로든 29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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