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 만들었지만 시장 못 만들었다'… 알리코제약의 초라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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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브 만들었지만 시장 못 만들었다'… 알리코제약의 초라한 성적표

이데일리 2026-01-29 08:1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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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알리코제약(260660)이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네릭(복제약) 시장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카나브 오리지널 제약사인 보령(003850)은 제네릭 출시에도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하며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 (사진=보령)






◇"제네릭 쏟아져도"…오리지널 더 강해졌다



20일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카나브 패밀리(단일제+복합제)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1768억원의 누적 처방액을 기록했다. 카나브 패밀리 처방액은 2022년 1503억원에서 2023년 1697억원, 2024년 1837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왔다.

카나브는 지난 2010년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15호 국산 신약이다. 이 치료제는 2011년 3월 출시됐고 지난 2023년 2월 물질 특허가 만료됐다. 이후 날로 커지는 카나브 시장을 뺏기 위에 제네릭이 쏟아졌다.

흥미로운 점은 제네릭이 대거 진입했음에도 오히려 오리지널의 지배력이 더 공고해졌다는 점이다.

'카나브 단일제'(성분명 피마사르탄)는 지난해 7월 이후 △알리코제약(알카나) △대웅바이오(카나덴) △동국제약(086450) (피마모노) △휴텍스(휴나브) △피마솔로(한국프라임제약) 등 다수 제네릭이 출시됐다. 하지만 보령의 오리지널 카나브 단일제는 지난해 11월 기준 월 처방액 기준으로 99.7%를 기록했다. 사실상 보령이 카나브 단일제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자체도 커지고 있다. 카나브 단일제 처방액은 △2023년 628억원 △2024년 658억원 △2025년 1~11월 628억원 순으로 처방액이 늘어나고 있다.

복합제인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도 마찬가지다.

듀카브 제네릭은 △듀카노바(대웅바이오) △에스카브(동구바이오제약(006620)) △피마사브(일성아이에스) △알듀카(알리코) △듀카엠(마더스제약) △피마듀오(삼진제약(005500)) △건카브(건일바이오팜) △피마에스(동국제약) △듀카포지(환인제약(016580)) △듀카나젠(테라젠이텍스) △핀카브(이든파마) △피마원 에스(하나제약(293480)) △피마듀엣(한국프라임제약) △듀나브(휴텍스) △암디카브 큐(영풍제약) △피마디핀(신풍제약(019170)) 등 16종의 제네릭이 출시됐다. 하지만 보령의 오리지널 듀카브가 시장의 9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듀카브 시장 역시 △2023년 543억원 △2024년 608억원 △2025년 1~11월 622억원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듀카브 제네릭 시장은 날로 커져가지만 제네릭 영향력은 미미하단 얘기다.

*카나브 단일제 제네릭 판매사는 △알카나(알리코) △카나덴(대웅바이오) △피마모노(동국제약) △피마솔로(한국프라임제약) △휴나브(휴텍스) 등이다.

**듀카브 제네릭 판매사 16곳은 △듀카노바(대웅바이오) △에스카브(동구 바이오) △피마사브(일성아이에스) △알듀카(알리코) △듀카엠(마더스) △피마듀오(삼진제약) △건카브(건일바이오팜) △피마에스(동국제약) △듀카포지(환인제약) △듀카나젠(테라젠이텍스) △핀카브(이든파마) △피마원 에스(하나제약) △피마듀엣(한국프라임제약) △듀나브(휴텍스) △암디카브 큐(영풍제약) △피마디핀(신풍제약) 등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제네릭 체감 안돼…고혈압 동반질환에 처방 안돼"

카나브 제네릭 출시 제약사들은 오리지널에서 제네릭으로 대규모 처방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카나브 단일제 제네릭의 시장 점유율은 0.3%, 복합제는 4% 수준에 그친다. 회사당 점유율로 쪼개면 단일제 0.06%, 복합제 0.25%에 불과하다. 지난해 1~11월 기준 카나브 단일제 처방액 628억원 가운데 제네릭 처방액은 1억8840만원. 5개 회사 평균은 고작 3768만원이다. 복합제 듀카브 역시 622억원 시장에서 제네릭은 24억8800만원, 16개 회사 평균 1억5550만원 수준이다.

"제네릭이 나왔는지 체감이 안 된다"는 보령 내부 평가가 과장이 아닌 셈이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 제네릭 출시 자체보다 중요한 건 실제 처방 이동인데 현재까지는 시장이 거의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제네릭 상당수가 고혈압 단일 적응증에 묶여 있어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질환이 많은 국내 처방 환경에서는 대체 범위가 매우 좁다"고 말했다.

카나브는 단일제를 시작으로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 다층적인 복합제 라인업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제네릭은 이 구조를 깨지 못한 채 주변부를 맴돌고 있다.

이 같은 제네릭의 미미한 시장 점유율은 그동안 시장 평균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한국보건경제장책학회에서 지난 2017년 발간한 '퍼스트제네릭 진입 이후 제네릭 의약품 시장점유율의 변화' 논문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퍼스트제네릭 진입 12개월 후 제네릭 의약품 시장점유율은 19.68%, 24개월 후에는 30.45%로 장기적으로는 39.35%에 수렴했다. 이 연구는 2012년 이후 퍼스트제네릭이 시장에 진입한 53개 의약품 및 803개 제네릭 의약품 결과를 토대로 했다.



◇“만드는 회사” 알리코…“파는 시장”에선 존재감 미미



문제는 이 시장 한복판에 서 있는 알리코제약의 위치다. 알리코제약은 카나브 원료의약품(API)과 완제의약품 제조, 다수 제약사에 대한 위탁생산(CMO)을 담당하는 카나브 제네릭 밸류체인의 핵심 제조사로 알려졌다. 회사 역시 카나브 관련 사업을 주요 성장동력 중 하나로 제시해왔다.

알리코제약 개발시장은 과거 본지와 인터뷰에서 "제네릭 시장에서는 직접 제조하면 약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고 원가 구조도 유리하다"며 "제조원가에서 마진을 붙여 공급하기 때문에 마케팅 여력이 크고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도 높다"고 자신했다.

알리코제약의 전략은 명확했다. 카나브 특허 만료 이후 처방 시장이 오리지널에서 제네릭으로 이동하고 약가 인하 국면에서 제조원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만 살아남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두 갈래에서 동시에 빗나갔다. 우선 카나브 처방 시장 자체가 제네릭으로 거의 이동하지 않았다. 제네릭 점유율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시장은 여전히 오리지널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 ‘가격이 내려가면 처방이 바뀐다’는 전제가 첫 단계에서부터 성립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 인하도 현실화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카나브 단일제와 복합제 11개 품목에 대해 7월부터 21~41% 약가 인하를 예고했다. 카나브 30mg은 439원에서 307원으로 듀카브는 21%, 카나브플러스·라코르는 47% 인하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특허 만료에 따른 약가 재평가 조치였다.

하지만 보령이 제기한 약가 인하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본안 판결 전까지는 기존 약가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본안 소송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카나브 약가는 상당 기간 현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보령 관계자는 "원료인 피마사르탄 원가가 상당히 비싼 가운데 전반적인 카나브 제네릭 판매가 부진하면서 수익성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며 "전체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카나브 제네릭 판매사든 제조사든 모두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직접 제조가 아닌 위탁 제조를 거치는 제약사의 경우 생산 수수료와 계약판매조직(CSO, Contract Sales Organization) 수수료 등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SO란 제약사가 의약품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외부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알리코제약은 ‘약가가 크게 떨어지면 제조원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만 살아남는다’는 시나리오에 베팅했지만 그 전제였던 처방 이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약가 인하의 핵심인 오리지널 제약사는 제외됐다. 현 상황은 기존 약가를 유지한 보령의 시장 지배력만 커지는 구조다.

그 결과 알리코제약의 카나브 제네릭 사업은 구조적으로 이중 압박에 놓이게 됐다. 자체 제품을 팔아도 시장이 열리지 않고 경쟁사 물량을 위탁 생산해도 가격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는 ‘판매도 막히고 CMO도 힘을 못 쓰는’ 사면초가 구조에 갇힌 셈이다.

한편 알리코제약은 카나브 제네릭 판매 부진에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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