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간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1월 2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과도한 소비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구가 사실상 ‘수자원 파산’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유엔 보고서를 인용한 이번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이 거주하는 국가와 지역이 수자원 부족, 수질 오염, 가뭄 등 복합적인 물 위기에 직면해 있다.
보고서는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년 공급되는 빗물과 적설수가 이미 소진되고 있으며, 그 부족분을 지하수 비축량의 지속적인 추출로 메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지하수가 자연적으로 다시 채워지는 데 수백~수천 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 주요 대수층의 약 70%에서 수위 하락이 관측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되돌릴 수 없는 변화로 평가된다.
유엔대학교 수자원·환경·보건 연구소의 카베흐 마이다니는 “지표수라는 당좌계좌는 이미 바닥났고,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저축계좌인 지하수와 빙하까지 고갈되고 있다”며 “수자원 파산의 징후가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물 위기를 가속하는 두 가지 핵심 요인으로 농업 확장과 도시의 건조 지역 진출을 꼽았다. 여기에 기후 변화가 겹치며 물 부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터키에서는 과도한 지하수 사용으로 인해 약 700개의 붕괴 구덩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약 40억 명이 매년 최소 한 달 이상 물 부족을 겪고 있으며, 이는 인구 이동과 분쟁, 사회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 강**의 경우, 최근 20년간 유출수가 약 20% 감소했다. 이는 강수량 감소와 증발량 증가의 영향이며, 동시에 농업용 관개와 도시 식수로의 과도한 이용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로 인해 콜로라도강은 더 이상 바다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되고 있다.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의 브래들리 유델 교수는 이 강에 설치된 두 대형 댐의 현재 저수량이 총 저장 능력의 약 30% 수준에 불과하며, 빠르면 2027년까지 ‘죽은 수위’로 불리는 10~15%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 주 간 물 사용 감축을 둘러싼 협상도 지난해 결렬된 상태다.
보고서는 전 세계 곡물 생산 지역의 절반에서 수자원 비축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농업용수 감축이 불가피할 경우 경제 구조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농업은 10억 명 이상의 생계 기반이며, 이들 다수는 저소득 국가에 거주하면서 고소득 국가로 식량을 수출하고 있다.
물 문제는 건조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강수량이 풍부한 지역에서도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물 사용과 산업 폐수, 생활 하수, 비료 및 가축 분뇨로 인한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럽연합(EU) 면적에 해당하는 습지가 사라지면서 홍수 완충, 식량 생산, 탄소 저장 등 생태계 서비스 손실 규모는 5조1천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방글라데시에서는 해수면 상승과 염수 역류로 인해 전국 우물의 약 절반이 비소에 오염됐으며, 수도 다카의 수돗물과 하천 역시 패스트패션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화학물질로 오염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주로 유럽과 북미 시장으로 수출된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대기 순환을 교란하는 방식과 그로 인한 잠재적 재앙적 결과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서두르고 있다. 이미 다수의 강과 호수, 습지, 대수층은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대규모 빙하 소실로 수억 명의 물 공급이 위협받고 있다.
마이다니는 “인류는 더 적은 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각국이 자국의 수자원 매장량과 실제 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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