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이불루 화이불치”…김건희 재판부가 강조한 ‘지위의 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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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불루 화이불치”…김건희 재판부가 강조한 ‘지위의 품위’

이데일리 2026-01-28 22:47: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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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김건희 여사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꺼낸 이 사자성어는 판결의 핵심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었다.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으로, 재판부는 이 표현을 통해 대통령 배우자로서 요구되는 처신과 품위를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사진=KBS 캡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5000원을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사 무상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김 여사의 지위를 먼저 언급했다. 우 부장판사는 “영부인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라며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위치에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처신과 높은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솔선수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국민에게 반면교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금품 수수 행위의 본질을 ‘지위의 오용’으로 봤다. 우 부장판사는 “영리 추구는 인간의 본성일 수 있지만, 지위가 영리 추구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위가 높을수록 이를 더욱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판단했다.

이 대목에서 재판부가 인용한 말이 바로 ‘검이불루 화이불치’였다. 우 부장판사는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며, 고가의 가방과 장신구를 수수하고 이를 착용한 행위가 대통령 배우자의 처신으로 부적절하다고 짚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여사가 금품을 먼저 요구하지는 않았고, 통일교 측의 청탁을 배우자인 대통령에게 전달해 실현하려 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는 설명이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선고 직후 김 여사는 남부구치소로 이동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김 여사는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저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모든 분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판결의 구체적인 유무죄 판단이나 형량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판결 직후 “법리적·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무죄 판단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재판부가 고전에서 꺼내 든 ‘검이불루 화이불치’는 단순한 미학적 표현이 아니라, 이번 판결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요구된 기준이 무엇이었는지를 분명히 드러낸 말로 남았다.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와 그에 따르는 책임, 그리고 공적 인물에게 요구되는 절제의 기준을 재판부가 직접 언어로 규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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