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 마루가 사람이 됐다. 그것도 다섯 살 아이로.’ 이 기묘하게 귀여운 전제에서 출발한 〈마루는 강쥐〉는 ‘반려’라는 말이 일상에서 얼마나 복잡한 감정과 책임을 품고 있는지를 가벼운 ‘일상툰’으로 풀어낸다. ‘모죠’ 작가가 그려온 특유의 리듬, 마음 한구석을 건드리는 서사의 흐름은 전작 〈모죠의 일지〉를 기억하는 독자에게는 반가운 연장선이다. 웹툰 외에도 OST와 밈, 숏폼, 굿즈 등으로 다채롭게 영역을 펼치며 하나의 브랜드로 거듭난 〈마루는 강쥐〉. 마루가 우리 삶에 이토록 깊게 스밀 수 있었던 이유는?
〈마루는 강쥐〉의 탄생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길은 이 웹툰이 반려동물을 ‘귀여운 존재’로만 두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는 것. 작품은 마루를 ‘무한 에너지와 호기심을 지닌 사고뭉치 '강쥐’지만, 그 사고뭉치가 만들어내는 사건사고는 소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의 몸을 얻은 마루는 여전히 강아지의 습성과 감각으로 세계를 통과한다. 그 결과 사람의 규칙과 동물의 진심이 충돌하는 지점이 생기고, 그 틈에서 주인공 ‘최우리’와 이웃들의 삶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확장된다.
그렇다면 마루는 어떤 강아지 혹은 사람일까? 마루는 사람이 된 강아지라기보다 강아지의 마음으로 사람 세계를 통과하는 아이에 가깝다. 좋으면 바로 달려가고, 싫으면 숨김없이 표현하며, 서운해도 오래 끌지 않는다. ‘산책을 하고 싶어!’ ‘마트에 가자!’ ‘오늘은 소풍날’ 같은 일상 미션을 다룬 에피소드가 연달아 펼쳐지며, 마루는 세상을 강아지의 속도로 뛰어다닌다. 그 즉흥성과 순수함이 어른들의 규칙적인 일상에 부딪힐 때, 이야기는 소동으로 웃기다가도 어느 순간 다정한 깨달음으로 방향을 튼다.
산책이란 밖에 나가고 싶다는 욕망인 동시에 누군가를 책임지는 방식이고, 마트나 소풍지 같은 장소는 마루가 처음 만나는 사회의 규칙, 이를테면 기다리기와 줄서기, 참기를 시험하는 무대가 된다. 마루가 아이가 됐다는 설정은 판타지에 그치지 않고, 돌봄과 책임의 형태를 낯설게 보여주는 장치인 것. 목줄을 채울 수도, 그렇다고 인간처럼 대화로 설득할 수도 없는 존재와 함께 산다는 건 결국 누군가를 통제하는 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질서를 다시 만드는 일이라는 걸 〈마루는 강쥐〉가 보여준다.
매번 새로운 소란을 일으키는 마루의 순수함은 누군가를 감동시키기 보다 사람들이 잊고 살던 감각, 이를테면 외로움이나 부끄러움, 다정함, 두려움까지 서슴없이 들춰낸다. 일상이란 원래 그런 방식으로 우리를 바꾸는 것이라는 듯! 그 지점이 우리가 이토록 사랑스러운 마루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 아닐까.
〈엘르〉와 첫 만남입니다. 생애 첫 화보의 결과물은 만족스럽나요
‘우리’ 언니가 마루보고 예쁜 옷을 입었으니까 얌전히 있으라고 말했는데, 두껍게 쌓인 눈을 보니까 반갑고 신나서 마음껏 뛰고 싶었어! 하지만 언니가 멋지다고 해서 꾹 참았어. 화보 촬영이 끝나고 언니랑 같이 엄청 큰 눈사람을 만들었어. 언니한테 몰래 눈을 던져 혼났지만, 사진을 보니 그 순간이 다시 생각나서 좋아!
매력을 마음껏 뽐낸 것 같습니까
그럼! 나는 ‘짱’ 세고, 빠르고, 멋있어. 평소에 밥도 잘 먹고, 잘 자고. 또 많이 먹고, 꼭꼭 씹어 먹지. 아, 배고프다. 이 과자 먹어도 돼?
그럼요. 운 좋게도 〈엘르〉와 〈마루는 강쥐〉 팀의 만장일치로 화보에 전격 캐스팅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촬영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도 궁금한데요
최강 모델이 되고 싶어! 다른 이모랑 삼촌도 예쁘다고 해줬어. 근데 예쁜 옷을 입고 흙을 파면 안 된다면서 사람들이 날 쫓아왔어! 그래서 흙은 늘 몰래 파야 해. 난 몰래 흙 파기 전문가거든(윙크).
마루의 평소 사복 패션은
나는 매일 입는 옷이 제일 편하고 좋아. 자고로 옷은 뛸 때, 땅을 팔 때 편해야 하거든. 모자가 달린 옷은 절대 금지야!
이번 화보는 유튜브 채널 〈나는마루〉 콘텐츠와 연계됩니다. 마루가 사는 빌라의 302호에 사는 미영에게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미영의 회사에서 길을 잃죠.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마주한 마루는 신입 인턴과 함께 의도치 않은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얼떨결에 첫 회사 경험을 하게 된 그날은 얼마나 특별했나요
같이 밥을 먹고, 일해서 재미있었어! 근데 회사 사람들은 다들 낮잠 시간을 까먹었나 봐. 내가 사장님이라면 낮잠 시간은 절대 안 까먹을 거야. 그리고 땅 파기 시간이랑 술래잡기 시간도 반드시 만들 거야.
사장님이 되면 세우고 싶은 규칙이 더 있나요
간식 시간은 필수야. 모든 직원이 바쁜 와중에 ‘아이스 메리메리’ 커피랑 음료수만 마시면서 버티니까 배고파 보였어. 두 번째로 점심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정하는 규칙을 세울 거야! 다들 좋아하는 걸 행복하게 먹을 수 있을 테니까. 세 번째 규칙은 책상에 좋아하는 물건 하나씩 올려두기. 나는 ‘최애’ 돌멩이랑 ‘울짝팡’을 올려둘 거야. 네 번째 규칙은 아침마다 다 같이 창문에 있는 새 내쫓기. 자기 구역을 지키는 건 무척 중요해. 마지막으로 마루 유튜브 구독하기! 내가 사장님이니까 모두 내 말을 들어야 돼, 알았지?
처음이라는 감정을 대하는 마루만의 방식이 있나요? 처음 하는 일이나 처음 가보는 곳에서 마루는 어떻게 변하나요
처음은 신나는 거야! 새로운 놀이터에 가면 미끄럼틀도 새거고, 그네도 새거고, 시소도 새거야. 그건 내가 안 타본 걸 탈 수 있다는 뜻이지! 근데 가끔 어떤 처음은 무서워서 언니 손을 꼭 잡아.
용감하군요. 지금까지 한 다채로운 경험 중에서 시작이 가장 힘겨웠지만 어느 때보다 큰 가르침을 안겨준 일이 있다면
제주도 투어 가이드! 처음 해보는 일이라 어려웠고, 귤 농장에 못 가서 슬펐는데 ‘강귤’ 아저씨가 집으로 귤을 많이 보내줘서 너무 좋았어. 역시 사람 일은 마지막까지 모르는 거야!
자신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도전도 있었을까요
집에 혼자 있는 건 만날 낯설어. 혼자 집 지키기! 이건 정말 어려운 도전이야.
혼자 집을 지키는 건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기도 하죠
기다리는 건 재미없어. 근데 다시 만나면 더 반갑고 행복하지.
그럼에도 두려운 감정이 찾아올 때 어떻게 하나요
언니 손을 꼭 잡고 냄새도 오래 맡고, 소리도 더 열심히 들어. 언니가 없으면 내 친구 ‘서율’이랑 옆집에 사는 ‘순정쌤’, 나와 보물찾기를 함께 해주는 ‘유진’ 언니, 아끼는 돌멩이를 손에 꼭 쥐면 돼. 사실은 내가 더 강해!
마루의 꿈은 어떤 이야기로 가득합니까
어제는 언니랑 풀밭에서 공놀이하는 꿈을 꿨어. 그 전날에는 바다에 갔고, 또 그 전전날에는 용이랑 싸웠는데 내가 이겼어!
언니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사실 마루는 사랑을 주는 쪽에 더 가까워 보여요.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사랑은 계속계속 보고 싶은 거야! 그래서 기다릴 수 있고, 아끼는 나뭇가지도 주고 싶은 거지. 그리고 누가 나한테 매끈한 돌멩이를 주면 나도 아끼는 양말을 줘야 하는 거야. 그게 사랑이야!
가장 사랑받는 느낌이 들 때는
언니는 날 보면 만날 웃어. 그건 언니가 날 사랑한다는 거야.
〈엘르〉와 〈마루는 강쥐〉의 협업 굿즈 3종은 카카오 선물하기 채널에서 단독 판매 중이다. ‘약과 냠냠 극세사 밍크 담요’는 2만2천9백원, ‘포근 복주머니 파우치’는 1만5천9백원, ‘새해 복을 담은 손잡이 텀블러’는 2만5천9백원.
벌써 해가 바뀐 지 꽤 지났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목표를 세우는 편인가요
새로운 시작은 잠들기 전에 두근두근한 거랑 비슷해. 새로운 냄새도 맡고, 새 친구도 만들고, 내일이 기대되는 거지. 새해가 돼도 난 목표를 세우지 않아. 그냥 시작해! 내 목표는 항상 ‘최강’이 되는 거야. 지금 목표는 마루 채널 구독자 1경 만들기!
구독자 1경 만들기 목표를 이룬다면 기념 콘텐츠로 어떤 챌린지를 선보이고 싶나요
야구장처럼 큰 공간에서 언니들을 만나고 싶어. 노래 부르기랑 퀴즈 대회를 열고, 다 같이 손잡고 강강술래도 할 거야!
언니들도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을 거예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전해주고 싶은 말은
재미있겠다! 근데 아무리 재미있어도 손 씻기랑 밥 먹기는 절대 잊으면 안 돼. 양치질과 잠 잘 자기도. 나는 언니랑 같이하면 처음 하는 것들은 다 재미있어! 그러니까 처음이 무서운 언니는 내가 손잡아 줄게. 마루는 용감하니까 내 손 잡아도 돼. 날 믿어줘!
마루의 내일 하루는 어떤 것으로 채워질까요
새로운 곳에 가서 뛰어놀고 싶어! 언니 손 꼭 잡고. 그러면 새로운 냄새도 잔뜩 맡고, 또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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