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제가 국내 난소암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애브비가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제 ‘엘라히어(성분명: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의 국내 허가를 기념해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기간 개선을 최초로 확인했다”며, 치료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백금저항성난소암, 10년만의 새 기전 신약 등장
엘라히어는 FRα(엽산 수용체 알파) 양성 난소암 치료에 최초로 승인된 ADC 치료제다.
이전에 1~3가지 전신 요법을 받은 적이 있고, FRα 양성이면서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저항성이 있는 고등급 장액성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성인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지난 2025년 12월 19일 적응증 허가를 받았다.
▲평균 기대 여명 1년 이하
난소암은 국내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고 조기 검진법이 부재해 70% 이상이 진행성으로 진단된다.
이로 인해 유방암, 자궁체부암 등 다른 여성암 대비 5년 상대 생존율이 약 30%포인트 낮을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다.
수술과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중심의 1차 치료를 받아도 환자의 5명 중 1명은 초기 치료 후 6개월 이내 재발해 백금저항성난소암으로 발전하며, 평균 기대 여명이 1년을 넘기기 어려웠다.
▲FRα 바이오마커 기반 정밀의료 시대 개막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이재관 교수는 “난소암은 치료를 반복할수록 백금계 약물에 내성이 발생하며, 재발 환자 대부분은 결국 어느 시점에 백금저항성난소암으로 진행한다”며 “기존 표준요법은 생존 개선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해 임상적 이점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FRα 바이오마커 기반 연구를 통해 난소암에서도 정밀의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치료 환경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FRα는 종양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정상 조직에서 거의 발현되지 않지만 암세포, 특히 난소암에서 높게 발현되는 특성을 보인다.
로슈진단의 면역조직화학(IHC) 기반 동반진단검사를 통해 종양 세포의 75% 이상에서 막 염색 강도가 2+ 이상으로 확인된 경우를 FRα 양성(고발현)으로 판정한다.
이 교수는 “전체 난소암 환자의 약 35~40%가 FRα 양성으로 추정되며, FRα 바이오마커 발현은 진단부터 재발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며 “난소암 진단 과정에서 동반진단검사를 진행해 FRα 양성 여부를 미리 확인한다면, 백금저항성난소암으로 발전 시 신속하게 엘라히어로 효과적인 후속 치료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3상서 전체 생존기간 개선 최초 입증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는 엘라히어의 허가 근거가 된 ‘MIRASOL’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에서 엘라히어 단독요법(227명)은 비백금 항암화학요법(226명)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5% 낮췄다(HR=0.65, 95% CI 0.521-0.808, p<0.000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엘라히어 치료군 5.62개월, 대조군 3.98개월로 나타났다.</p>
▲더 나은 예후 가능성 제시
특히 엘라히어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6.46개월로 대조군 12.75개월 대비 높게 나타났으며, 사망 위험은 33% 감소했다(HR=0.67, 95% CI 0.504-0.885, p=0.0046).
객관적 반응률은 42.3%로 대조군 15.9%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이정윤 교수는 “엘라히어는 백금저항성난소암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기간 개선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허가의 의미가 매우 크다”며 “기존 치료에서 충분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에게도 더 나은 예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미국·국내 가이드라인 최고 등급 권고
이러한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미국 NCCN 가이드라인은 엘라히어를 FRα 양성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에서 선호요법이자 카테고리 1로 권고하고 있다.
대한부인종양학회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장 높은 근거 수준(Level I)과 권고 등급(Grade A)으로 엘라히어를 권고 중이다.
이정윤 교수는 “엘라히어는 FRα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세포독성 물질을 암세포 내부로 전달하고 주변 암세포까지 제거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강력한 항암 효과를 발휘하는 ADC 치료제”라며 “바이오마커 기반의 치료 전략이 적용되는 만큼 향후 더 정교한 환자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난소암 치료 환경 개선 기대
한국애브비 강소영 대표이사는 “이번 엘라히어의 허가를 통해 오랫동안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기다려온 국내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한국애브비는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난소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 영역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엘라히어의 국내 허가로 백금저항성난소암 환자들은 FRα 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 치료 적합성을 확인하고,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체 생존기간 개선이라는 임상적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난소암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기대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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