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스테이블코인, 자금세탁방지만으로는 외환규제 한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한은 “스테이블코인, 자금세탁방지만으로는 외환규제 한계”

이데일리 2026-01-28 18:04:32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인 지급·송금 수단으로 확산될 경우 현행 자금세탁방지(AML) 체계만으로는 외환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왔다. 익명성과 국경 간 이동성이 강한 스테이블코인 특성상 기존 금융권 중심의 AML 체계로는 자본 유출입 통제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분석 기술을 활용한 AML 고도화 필요성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른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동향 및 점검’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김신영 한국은행 국제국 외환업무부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른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동향 및 점검’ 포럼에서 “AML과 외환규제는 대체 관계가 아니라 상호 긴밀한 관계”라면서도 “AML만으로는 사전확인 방식의 외환규제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구조 자체가 외환규제의 전제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 내 매매에 그치지 않고 장외 거래로도 유통되며 해외 도박 자금, 환치기 등 불법 자금 이동에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거래로 확산돼 P2P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규제 우회는 한층 쉬워질 수 있다고 봤다.

문제의 핵심은 현행 외환규제가 작동하기 위한 세 가지 요건이 스테이블코인 확산으로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 부장은 외환규제가 유효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외국환은행의 존재 △법과 규제의 엄격한 준수 △국경 간 자본 이동에 대한 관리가 전제돼야 하는데, 스테이블코인은 이 조건들을 모두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가 외국환은행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중은행들은 전국 수백 개 지점을 기반으로 인력 중심의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거래소가 이와 같은 수준의 인력·설비·내부통제를 갖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김 부장은 “전국적인 지점망과 인력, 내부통제를 전제로 한 은행 중심 구조를 거래소가 동일한 수준으로 구현하기는 어렵다”며 “외환규제가 우회되거나 거래가 규제망 밖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김 부장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논의는 규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하고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술적으로 통제가 어려운 만큼,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술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무역 거래까지 단계적으로 허용할지, 거래소 단독 구조로 갈지, 은행과의 결합 모델을 검토할지 등도 함께 고려돼야 할 사안으로 제시됐다.

그는 이어 “외환규제가 자유화된 국가와 달리, 사전확인과 은행 중심 구조로 운영되는 한국의 외환관리 체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동일한 방식으로 제도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강화될 경우 비트코인 등 여타 가상자산으로 거래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경계 대상이다. 그는 2024년 6월 발의된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제도적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도적 공백과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AI 기반 AML 체계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자금세탁 역시 네트워크화·자동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기존 사후 보고 중심의 AML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AI를 활용해 블록체인 상의 거래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네트워크 전체에서 이상 거래 패턴을 탐지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남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혁신허브와 공동으로 AI 기반 자금세탁 탐지 프로젝트를 수행해, 불법 계좌 식별률과 신규 범죄 패턴 탐지 성과를 동시에 개선한 바 있다.

김필수 금융결제원 전문연구역은 “AI는 감독자의 재량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대상을 정밀하게 식별해 한정된 행정 자원을 고위험 영역에 집중하게 돕는 핵심 도구”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