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택한 ‘집밥’, 1인 가구 지갑 더 무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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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택한 ‘집밥’, 1인 가구 지갑 더 무겁게 했다

이뉴스투데이 2026-01-28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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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간편식 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마트 간편식 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치솟는 외식 물가에 등 떠밀려 ‘집밥’을 택한 1인 가구들이 오히려 더 가파른 비용 상승이라는 경제적 모순에 직면했다.

통계청 데이터 기준 2026년 1인 가구가 830만명을 돌파하며 확고한 주류 가구 형태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유통 현장에서는 소포장 제품에 프리미엄 단가가 책정되면서 직접 조리 비용이 외식비를 상회하는 ‘가성비 역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소포장 채소, 육류, 수산물의 단위당 가격을 확인한 결과 대용량 제품 대비 최소 10%에서 많게는 40% 이상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품목에서는 소포장 제품 두 개를 사는 가격이 대용량 한 팩 가격보다 1.5배 이상 높은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1인 가구의 ‘식재료 폐기 비용’이 더해지면 실질적인 집밥 원가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높아진다. 1인분 조리를 위해 구매한 식재료 중 유통기한 내 소비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잔여 식재료의 가치를 구매가에 합산하면 직접 요리하는 비용은 편의점 도시락, 밀키트, 심지어 일반 식당의 외식비를 가볍게 넘어서게 된다. ‘돈을 아끼려 장을 봤지만 결국 버리는 게 반’이라는 1인 가구의 호소가 수치상의 ‘가성비 역전’으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고물가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꼽히던 ‘집밥’이 1인 가구에게는 오히려 가계 경제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특히 식재료 시장의 공급 구조가 여전히 다인 가구 중심의 ‘대용량 저단가’ 원칙에 머무르면서 시장의 불균형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분화 시장이 1인 가구의 수요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식재료 소분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 마진의 증대가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소포장 제품은 단순히 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세척, 절단, 개별 진공 포장 등 추가적인 공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와 포장재 비용 그리고 물류 효율성 저하에 따른 마진이 소비자 가격에 고스란히 전가되는 구조다.

통계청 가계 동향 조사 분석 결과 1인 가구의 전체 식료품 지출액은 물가 상승과 소포장 제품에 붙은 공임비 탓에 전년 대비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나 가격 부담으로 인해 구매 횟수나 중량을 줄이면서 정작 실질적인 식품 섭취량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구조적 불평등에 지친 소비자들은 장바구니를 내려놓고 도시락, 밀키트 등의 간편식 구매를 선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겪는 이러한 비용 역전 현상으로 도시락 등의 매출이 꾸준히 늘고있다”며 “1인 가구에게 집밥은 더 이상 경제적 대안이 아닌 다인 가구에 비해 더 많은 기회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비싼 선택”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신선식품 코너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의 신선식품 코너 [사진=홈플러스]

1인 가구의 식생활권 보장과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단순한 완제품 공급을 넘어 신선한 원물 식재료를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1인용 유통 인프라’의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유통업계는 1인 가구 대응 전략으로 조리 과정이 생략된 편의점 도시락이나 냉동 간편식 공급에만 치중해 왔으나 이제는 기초 식재료 공급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도시락 등 간편식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대응하느라 1인 가구를 위한 기초 식재료 공급은 상대적으로 중점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유통사들은 최근 1인 가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소량 식재료의 단가를 낮추고 신선도를 높인 ‘신선 강화형 매장’을 준비해 본격적으로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가 추진 중인 신선 강화형 인프라의 핵심은 중간 유통 단계를 축소하고 농가 직거래를 확대해 소포장 제품에 붙는 과도한 프리미엄을 제거하는 것이다. 1인 가구도 다인 가구가 대형마트에서 누리는 ‘단위당 가격 경쟁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소량 구매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위기 조성이 단순한 마케팅 수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물가 안정 인프라로 안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신선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고물가 시대의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1인 가구의 건강한 식생활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늘면 시장이 따라가기 마련이며 1인 가구 전용 신선 공급망이 안착되면 자연스레 경쟁력 있는 가격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며 “단순한 분위기 조성을 넘어 실질적인 물가 안정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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