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1억·김건희 샤넬·그라프 목걸이 청탁 명목 제공에 모두 유죄
법원 "수동적 이행 아닌 범행 전반 장악"…증거인멸 혐의는 공소 기각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김건희 여사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1심에서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본부장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 그 외 업무상횡령·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 총재의 원정도박에 관한 경찰의 수사 정보를 입수해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공소 기각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 전 본부장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한 바 있다.
행위별로 보면 권 의원에게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준 행위(정치자금법 위반), 김 여사에게 2022년 7월 샤넬 가방 및 그라프 목걸이를 제공한 행위(청탁금지법 위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해당 샤넬 가방 및 목걸이를 구입하기 위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인정됐다.
다만 2022년 4월 김 여사에게 제공한 또 다른 샤넬 가방의 구입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윤 전 본부장에게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와 같게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같은 재판부가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부분이다. 윤 전 본부장의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며, 이러한 지위를 활용해 범행을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한학자 총재 등의 승인을 받은 다음 직접 실행에 나섰는 바, 단순히 지시를 수동적으로 이행한 것이 아니라 범행 전반을 장악하고 주도적으로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의 범행이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며 "금권(金權)의 영향력을 배제함으로써 민주 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려는 입법 목적을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요청사항들의 실현 여부와 무관하게 범행 자체만으로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 신뢰와 기대가 침해됐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주요 증거로 활용된 다이어리,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윤 전 본부장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윤 전 본부장이 관련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해 사실대로 진술하며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한 점, 개인의 이익보다 통일교 교세·영향력 확장을 목적으로 범행한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여러 차례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통일교 교단 현안을 청탁하기 위해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2024년 통일교의 행사 지원을 요청하면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 정치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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