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자동차 정비 서비스는 업체별 책정 기준이 제각각이라 소비자 입장에선 적정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한 차주가 타이어 4짝 교체에 610만원을 결제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지난 10일 ‘오산에서 타이어 교체를 610만원에 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차주인 작성자 A씨는 “저와 같은 사례가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됐다”며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지난 3일 경부고속도로를 운전하던 중 좌측 후륜 타이어 공기압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보험사를 불렀다. 이후 견인 기사 안내로 인근 타이어 업체 B사로 이동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B사 직원이 제 차(BMW X5)에 맞는 타이어는 현재 ‘피렐리 피제로 런플랫’ 모델만 보유 중이라고 했다”며 “‘펑크 난 타이어를 포함해 4짝 모두 교체가 필요하다’는 안내와 함께 총 650만원을 제시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장에서 동일 모델 가격을 검색해본 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었고, B사 직원은 “인터넷에 올라온 제품은 중국산이 섞여있어 정품이 아닐 수 있다” “출고용 타이어라 시중품과 차이가 난다” 등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사 피렐리는 여러 국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2024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도 거점이 확인된다.
결국 610만원에 교체를 진행한 A씨는 이후 정비를 받으러 간 다른 업체로부터 “야간 교체를 감안해도 상식적으로 과도한 금액”이라는 말을 들었다. 다른 업체에 추가 견적을 받아본 결과, 동일 모델 기준 4짝 비용이 200만원 후반에서 300만원 안팎 수준이었다.
A씨는 “터무니없는 가격 차이를 알고 B사에 항의하면서 ‘이 사실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려도 되느냐’고 따져묻기도 했다”면서 “B사 사장은 ‘영업상 불이익이 발생되는 부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보배 회원들 다수는 “경주용 차량도 아닌데 610만원이라니 너무한 것 아닌가” “소비자원 등에 신고하시라” “중고차 가격을 지불했네” “이런 업체는 언론에 제보해야 된다” “수입 차주에게 덤터기 씌우는 걸 기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진을 책정하는 데도 정도가 있다” 등 비판 댓글로 도배됐다.
반면 일부는 “그 가격을 듣고 결제한 게 더 신기하다” “검색, AI 활용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 “본인이 선택한 결과라 어쩔 수 없다” “작성자도 이해가 안 된다” 등 A씨의 부주의를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A씨는 당시 가능한 범위에서 확인을 거쳤다는 입장이다.
A씨는 지난 27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가격 검색뿐 아니라 차주 커뮤니티나 B사 블로그 후기 등도 찾아봤지만, ‘칭찬 일색’인 평가만 보여 별다른 의심 없이 결제했다”며 “일을 본 뒤 귀가하던 중이라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고, 수도권 내 여러 지점을 둔 업체여서 ‘비싸도 얼마나 더 비싸겠느냐’는 생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B사의 대응에 대해선 “공장도 가격으로 판매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야간 서비스를 제공한 만큼 합당하다는 취지로 안내받았다”면서도 “명세서를 요청하며 타이어 가격과 교체 공임 등 항목별 금액을 보내달라 했지만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보배드림 게시글이 한때 블라인드 처리된 데 대해선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등 법률가 조언을 받은 듯한 삭제 요청서가 제출됐다”며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A씨는 “마음 같아선 널리 알리고 싶지만 법적 리스크를 우려해 현재는 추가 게시를 자제하고 있다”면서 “속상한 마음도 있고 창피하지만, 지금은 돈을 돌려받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사례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B사 관계자는 2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타이어 교체 비용이 600만원대까지 책정될 수 있는 구조인지’를 묻는 질문에 “공장도가에 기재된 대로 판매돼, 가격의 크기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답했다. 공장도가는 통상 제조사가 도매·유통사에 공급하는 가격을 뜻한다.
‘명세서상 타이어 가격에 공임 포함 여부’에 대해선 “타이어 금액만 책정된 부분”이라면서도 “오프라인 매장이다 보니 공임을 별도로 부과하진 않는다. 장착이나 휠 밸런스 등 운행에 필요한 작업은 저희가 무상으로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공장에서 공급되는 타이어가 업장별로 다른 가격에 판매되는 이유’에 대해선 “해당 부분은 대표님이 자리에 없어 명확히 답변드리기 어렵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업계에선 동일한 타이어 제품도 업체별 가격 차이가 과도하게 벌어지는 시장에서 소비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긴급 견인이나 야간 교체 상황에선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검증하기 어려운 만큼, 가격 구성이나 산정 기준을 일정 수준 공개해 정보 비대칭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 투명성 강화 조치의 대표적 사례로는 결혼 서비스 분야가 거론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3월, 결혼준비대행업(웨딩플래너) 표준계약서를 제정해 서비스 내용과 가격 정보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예비부부가 최종 부담액을 사전에 정확히 인지하고 계약하도록 해, 분쟁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취지다.
또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은 지난해 4월부터 결혼 서비스의 지역별·품목별 가격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kj4579@ilyosisa.co.kr>
Copyright ⓒ 일요시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