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매출 97조원, 영업이익 47조원을 넘어서며 또다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전사를 처음으로 추월하며 국내 상장사 중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28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46.8%, 영업이익은 101.2% 증가했다. 기존 최고 실적이었던 2024년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4분기 실적 역시 사상 최대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2조8267억원, 영업이익 19조16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1%, 137.2% 증가, 영업이익률은 58%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권가 전망치(매출 30조7019억원, 영업이익 16조1822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약 43조5300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메모리 업황 회복을 넘어 AI 반도체 수요가 실적 구조 자체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였다. 지난해 D램 부문에서 HBM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AI 서버용 메모리는 일반 PC·모바일용 메모리보다 단가와 수익성이 월등히 높은데, SK하이닉스가 HBM3와 HBM3E 시장을 사실상 선도하면서 매출 구조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일반 D램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1c나노) DDR5 양산에 돌입하고, 10나노급 5세대(1b나노) 32Gb 기반 256GB DDR5 RDIMM을 개발하며 서버용 메모리 리더십을 입증했다. 낸드 부문 역시 상반기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321단 QLC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기업용 SSD 중심 수요에 대응하며 연간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범용 메모리 기업에서 AI 특화 메모리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가시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AI 투자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라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메모리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낸드 수요도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HBM3E와 HBM4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계 유일 기업으로서 기술 우위와 양산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한 HBM4는 현재 고객 요청 물량을 양산, 차세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른 ‘커스텀 HBM’에서도 고객 맞춤형 제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 D램은 1c나노 전환을 가속하고 SOCAMM2, GDDR7 등 AI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전망이다.
생산 인프라 투자도 병행한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의 생산 능력을 조기에 극대화하고, 용인 1기 팹 건설을 통해 중장기 생산 기반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청주 P&T7과 미국 인디애나의 첨단 패키징 공장도 순조롭게 준비 중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대폭 확대했다. SK하이닉스는 1조원 규모의 주당 1500원 추가 배당을 실시하고, 결산 배당금은 주당 1875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2025 회계연도 기준 주당 배당금은 3000원, 총 주주환원 규모는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지분율 2.1%에 해당하는 1530만 주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 주당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실적 성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투자와 재무 안정성, 주주환원 간 최적의 균형을 유지해 나가겠다”며 “단순한 제품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AI 성능 요구를 구현하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