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5년 4분기에도 기록적인 실적을 거두며 SK그룹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들어 그룹 자금이 몰리는 등 단기 실적 호조를 넘어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이 사실상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을 통해 확보한 약 80조원의 재원을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SK하이닉스에 집행되고 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확보한 투자 실탄이 사실상 하이닉스의 설비투자와 기술 경쟁력 강화로 직결되는 구조다.
이 같은 자금 집중은 지난해 실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분기 기준 신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이날 발표된 4분기 잠정 실적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고액 기록을 썼고,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실적이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업황 회복 차원이 아닌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그룹 전체 영업이익 중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통신과 에너지가 그룹 수익을 견인하던 구조에서 이제는 반도체가 사실상 그룹 실적과 미래 전략을 동시에 떠받치는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투자 우선순위 역시 자연스럽게 SK하이닉스로 쏠리고 있다.
설비투자 규모가 이를 상징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30조원대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과거 메모리 경기 변동에 따라 보수적으로 움직이던 전략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방점을 찍은 행보다.
이 같은 투자의 핵심 축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 이어 차세대 HBM4에서도 글로벌 선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과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HBM4 물량 상당 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업계에서는 절반 이상, 일부에서는 7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양산 수율, 품질 안정성, 공급 신뢰도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HBM4 이후 세대 제품에 대한 선행 개발 투자와 함께 고객사와 공동 검증 및 맞춤형 개발 전략을 강화하며 단순 공급업체를 넘어 AI 인프라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 자금이 하이닉스로 몰리는 것은 단기 실적 때문이 아니라 향후 10년 성장 동력이 가장 명확하기 때문"이라며 "HBM4와 AI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는 한 그룹 차원의 투자 전략도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