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압박·서해 조정…엇갈린 미·중 신호 속 이재명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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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압박·서해 조정…엇갈린 미·중 신호 속 이재명 정부

이데일리 2026-01-28 17:16: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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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미국의 관세 압박과 중국의 유화적 제스처가 맞물리면서 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은 관세 인상 가능성을 앞세워 동맹국을 압박하는 한편, 중국은 서해 구조물 문제에서 태도를 조정하며 외교적 틈을 파고들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하되 미·중 사이에서 실익을 극대화하는 정교한 국익 중심 실용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8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전날 밝힌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방침과 관련해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SNS를 통해 한미 무역 합의가 한국 국회에서 입법화되지 않았다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시점이나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를 언급하지 않아, 협상을 통한 조정 가능성도 열어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관세 인상은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 절차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관세를 올리기보다는 압박을 통해 정치적 성과를 내려는 측면이 크다”며 “관세 협상과 대규모 투자 유치가 핵심 과제인 상황에서 한국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지지율 하락과 국내 정치 상황 속에서 대외 압박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미국은 동맹국들이 약속한 투자가 실제로 집행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 플랫폼 법안과 관련해 “미국 내 민주·공화 양당 모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를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서해 잠정조치수역 내 설치된 관리 플랫폼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일방적인 구조물 설치에 반대해 온 기존 입장 아래 이번 조치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서해를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기본 입장도 재확인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이 사안을 최고 지도자 차원에서 다룬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선의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한미일 삼각 공조 속에서 한국을 가장 약한 고리로 보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한국을 전략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구조물 일부 이동만으로는 의미가 제한적인 만큼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본 방향인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 실용 외교’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민 교수는 “미국의 방식이 변하고는 있지만 동맹 자체를 흔들려는 것은 아니다”며 “보다 대등한 동맹으로 조정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미국 주도의 리커플링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 이익이 크다”면서도 “동시에 미국 없는 질서에 대비한 전략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관리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 교수는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강압과 유화를 병행하고 있다”며 “경제·인적 교류 등 가능한 영역은 복원하되 큰 전략 방향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절묘하게 선을 지켜가며 이익을 챙겨가야 한다”이라며 “결정적 순간에 대비한 플랜B 없이 명분에만 매달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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