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DMZ법, 정전협정과 정면 충돌"…유엔사, 한국 입법에 공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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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DMZ법, 정전협정과 정면 충돌"…유엔사, 한국 입법에 공개 경고

이데일리 2026-01-28 17:08: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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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비무장지대(DMZ) 출입 통제 권한을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DMZ의 비군사적·평화적 이용을 제도화하는 입법이 추진되자, 유엔사가 공개 성명과 이례적인 대외 발언을 통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갈등이 한미 동맹 차원의 민감한 안보 현안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유엔사 관계자는 28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이른바 ‘DMZ법’에 대해 “누가 어떤 목적으로 DMZ에 출입할 수 있는지, 특히 민간인 출입을 통제할 유엔군사령관의 권한을 부정하는 내용”이라며 “해당 법안과 정전협정은 공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재강·한정애 의원 등이 각각 대표 발의한 ‘DMZ 보전과 평화적 이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및 ‘DMZ 평화적 이용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군사 목적이 아닌 관광·생태 보전·교류 협력 등 비군사적·평화적 활동의 경우, DMZ 출입을 한국 정부가 승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비무장지대(DMZ) 내에 게양된 유엔기와 태극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유엔사는 정전협정 조항을 근거로 DMZ 남측 구역의 출입 통제와 민사행정 책임이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엔사 관계자는 “정전협정 제1조 관련 조항과 후속 합의서에는 DMZ 내 민사행정과 구제사업, 출입 통제에 대해 유엔군사령관의 책임이 명시돼 있다”며 “한국 정부가 법률로 관할권을 행사하기 시작한다면 법리적으로 정전협정과 직접 충돌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그렇게 될 경우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낳는다”며 “이는 유엔사의 정전 관리 권한을 저해하고, 다른 이해당사자들에게도 상당한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DMZ 내에서 사건이 발생해 적대행위가 재개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책임을 추궁받을 주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유엔군사령관”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유엔사는 정전협정 서문에 나오는 ‘순전히 군사적 성질’이라는 표현을 둘러싼 해석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 문구를 근거로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은 한국 정부 권한이라는 해석을 제기하지만, 유엔사 측은 “해당 표현은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오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 뿐, 세부 조항을 보면 민사행정까지 유엔군사령관 책임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최근 안전 문제도 거론됐다. 유엔사는 ‘DMZ 평화의 길’ 일부 구간 재개방 추진과 관련해 “DMZ 내부에는 여전히 불발탄과 지뢰가 발견되고 있다”며 민간인 방문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DMZ에서 폭발 사고로 한국군 간부가 부상을 입은 사례도 언급됐다. 같은 맥락에서 김현종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의 DMZ 방문이 조정된 것 역시 “정치적 판단이 아닌 안전상의 실무적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유엔사 측은 “DMZ 남측이 대한민국 주권 영토라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1953년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 적용을 받기로 한 주권적 결정에 따라, 평화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는 협정에 따른 절차와 권한 구조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DMZ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해 독자적인 영토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국회가 법을 제정한 것으로 본다”며 “이는 우리의 고유 입법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제처가 유엔사와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통일부는 입법 취지에 찬동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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