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영업이익서 3조원 이상 앞서…4분기 영업이익률 58%
HBM 확대·D램 가격 상승효과…올해 영업익 100조원 이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을 탄 SK하이닉스가 작년 한 해 4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연간 전사 영업이익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대만 TSMC의 분기 영업이익률도 웃돌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가 올해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와 함께 6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 분기·연간 실적 '역대 최대'…HBM·범용 D램 동반 호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조8천267억원, 19조1천696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58%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2024년 4분기·8조828억원) 두 배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를 이뤄낸 데는 HBM 판매 확대와 범용 D램의 가격 상승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 97조1천467억원, 영업이익 47조2천63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작년 한 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이어 반도체·가전·모바일 등을 모두 포함한 삼성전자의 전사 연간 영업이익도 3조원 이상의 격차로 추월하게 됐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잠성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전체 영업이익은 43조5천3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가 2024년 4분기에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약 6조5천억원)을 앞선 바 있지만, 연간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실적을 끌어올린 흐름이 맞물린 결과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들어 반도체 사업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빠르게 실적을 개선했지만, 상반기(1∼2분기)에 벌어진 격차(SK하이닉스 16조6천억원·삼성전자 1조5천억원)를 좁히진 못했다.
특히 삼성전자보다 캐파(생산능력)가 작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낸 것은, 고부가 제품인 HBM에서 시장 1위 지위를 공고히 한 데다 가격 상승세를 탄 범용 D램에서도 큰 수익을 낸 덕분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출하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며, 나머지는 범용 제품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연간 영업이익률 50% 육박…업계 대표 TSMC와 어깨 나란히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난 2023년 1분기 마이너스(-) 67% 수준으로 바닥을 찍었던 영업이익률은 같은 해 4분기에 3%로 전환한 뒤, 매 분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4년 1분기 23%에서 작년 3분기 47%로 두 배 이상 확대됐고, 4분기에 58%를 달성했다.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던 2018년 3분기(57%) 이후 최대 수치다.
연간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9%였으며, 가장 높았던 2018년(52%)과 3%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특히 작년 4분기 54%를 기록한 TSMC의 영업이익률을 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연간 기준 격차는 TSMC(50.8%)와 2%포인트도 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가 100조∼13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 또한 60%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에서 영업이익률이 30%만 되어도 높은 축에 속하는데, 50%를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압도적인 기술·제품을 토대로 가격 협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반도체 업계에서 수익성의 상징으로 꼽히는 TSMC를 넘어섰다는 데도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차세대 격전지로 떠오르는 HBM4(6세대)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검증된 양산 능력과 고객사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HBM4에서도 시장 1위 수성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이후 엔비디아에 대량의 유상 샘플을 공급해 왔으며, 조만간 최종품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청주 M15X·P&T7,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생산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 시총 600조원 돌파…성과급 최대 규모 전망
시장 기대가 커지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 또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주가 42만원을 돌파해 사상 처음 시가 총액이 300조원을 넘어선 뒤, 이날 84만1천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시총 612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구성원들에게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 지급도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5일 연간 실적에 따라 영업이익의 10%(약 4조7천억원)를 재원으로 활용해 1년에 한 번 연봉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할 예정이다.
개인별 연차나 성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단순 계산으로 SK하이닉스의 전체 구성원이 3만3천여명(지난해 6월 말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성원 1인당 PS는 총 1억4천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1년에 두 번 지급되는 '생산성 격려금(PI)'도 최대치인 월 기본급의 150%로 오는 30일 지급된다.
SK하이닉스는 29일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bur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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