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설탕세 제안에 ‘슈가플레이션’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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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설탕세 제안에 ‘슈가플레이션’ 공포 확산

일요시사 2026-01-28 16:33: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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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담배처럼 설탕에도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공식 제안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국민 건강 증진과 공공의료 재원 확충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시대에 가공식품 가격 줄인상을 부추기는 ‘슈가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서민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국민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설탕세 논의에 불을 지폈다.

그는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는 어떠시냐”고 적었다.

핵심은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상 담배에 부과되는 부담금 모델을 설탕이 함유된 음료와 가공식품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확보된 재원은 지방 의료 붕괴를 막고 공공의료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 재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설탕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6년 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각국에 설탕세 도입을 권고했고, 현재 영국, 멕시코, 칠레 등 약 120개국이 이를 시행 중이다. 영국은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려 제품 당 함량을 낮추는 성과를 냈고, 멕시코와 칠레 등은 고당류 음료 소비가 감소하는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국내 여론도 표면적으로는 우호적이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조사 결과 국민 1030명 중 80.1%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했으며, 걷힌 세금을 보건 및 교육 분야에 투자하는 의견이 높은 지지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도입 시 발생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가장 큰 쟁점은 물가 상승이다. 설탕은 음료뿐만 아니라 빵, 과자, 소스 등 가공식품 전반에 쓰이는 필수 재료인 만큼, 세금 부과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1년 발의됐다가 폐기된 법안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할 경우, 시중에서 판매되는 1.8리터 콜라 한 병에 약 200원 안팎의 부담금이 추가될 수 있다. 여기에 설탕을 사용하는 제과·제빵 업계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면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저소득층에게 더 가혹한 ‘역진세’ 성격을 띤다는 점도 문제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소득 하위 20%의 비만율(38%)이 상위 20%(31%)보다 높다. 결국 저렴하고 열량이 높은 가공식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에겐 설탕세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더 크게 입게 되는 구조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역시 탄산음료 등은 가격이 올라도 소비가 쉽게 줄지 않는 ‘가격 비탄력적’ 상품이라, 세율을 대폭 높이지 않으면 소비 억제 효과는 적고 서민 부담만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덴마크의 실패 사례도 거론된다. 덴마크는 고열량 식품에 세금을 매겼으나 국민들이 인접 국가로 넘어가 쇼핑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해 결국 시행 1년 만인 지난 2012년 정책을 폐지했다.

야권에서도 극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건강을 위한다는 논리라면 다음엔 짜게 먹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세’도 도입할 것이냐”며 “공공의료 재원 마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제품 가격에 전가돼 서민 주머니만 털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 혈세를 뿌리며 온갖 생색을 내더니 재정 부담이 커지자 이젠 국민 식탁까지 세금으로 통제하려 한다”며 “설탕세 다음은 무엇인가. 고혈압 예방을 위해 소금세도 걷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퍼줄 때는 재정 건전성을 외면하고 곳간이 비워지자 국민 생활 영역부터 건드리는 모습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동네 빵집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원재료값 상승에 세금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가격 경쟁력을 잃거나 마진율이 급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담뱃세 사례에서 보듯, 가격 인상이 일시적인 충격에 그치고 장기적인 소비 억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담배 역시 가격 인상 직후엔 판매량이 줄었으나, 이내 소비가 회복되는 패턴을 보였다.

청와대는 “설탕 섭취로 인한 국민 건강권 문제 및 지역·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검토해나갈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과 ‘장바구니 물가 폭탄’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설탕세를 둘러싼 사회적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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