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금연지원 정책 성과지표가 악화되면서 현행 정책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간 국가 금연정책은 일반 담배(연초)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으며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 사용이 급증, 기존 지원체계의 한계가 분명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건소와 일부 병·의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행 금연지원 시스템은 접근성이 낮아 바쁜 일상 속 흡연자들이 금연을 시도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도 안고 있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금연을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한약사회와 오늘(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6년 국가금연지원서비스의 역할, 이대로 괜찮은가? 국민건강보호를 위한 금연정책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영석 의원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은 여전히 OECD 평균을 상회하며 최근 신종담배 확산으로 인해 청소년 흡연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금연정책은 규제와 지원, 예방과 치료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실효성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 2만여개 약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민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쉽게 금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권영희 회장은 “국내 금연치료 지원사업 이후 우리 사회의 금연 환경은 크게 변화해왔다”며 “하지만 국가 금연지원체계는 여전히 병·의원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어 결과적으로 금연 시도와 참여는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주요국들은 약국을 금연지원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해 약국에서 금연 시도자를 발굴하고 상담과 치료를 연계해 금연 접근성과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약사가 지역사회 공공보건 의료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턱 낮은 약국, 금연시도를 위한 출발점 돼야
대한가정의학회 한성호 회장(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치료 현장에서 본 국가금연지원사업-성과, 한계, 그리고 한국형 통합 금연관리 체계로의 전환’울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한성호 회장은 병·의원 금연치료 이용자가 2017년 약 40만명에서 2023년 17만명으로 57% 급감했고 성인 흡연율도 2023년 19.6%로 10년 만에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50대 남성과 20대 여성 흡연율 증가, 신종 전자담배 확산 등 환경 변화에 현행 국가금연지원사업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연치료의 질적 한계도 언급됐다. 그는 WHO가 권고하는 니코틴 패치와 껌의 병합요법조차 국내 전산 시스템상 처방이 불가능하다며 근거중심의학에 기반한 치료가 행정 시스템에 의해 제약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호성 회장은 “WHO가 권고하는 니코틴 패치와 껌의 병합요법조차 국내 전산 시스템에서는 처방이 불가능하다”며 “근거중심의학에 기반한 최적 치료가 행정 시스템에 가로막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금연지원사업의 방향성은 옳지만 이제는 흡연을 만성질환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금연 성과지표의 구조적 개편 ▲보건소·주치의·약국 통합 모델의 법·제도화 ▲금연약국 시범사업의 전국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 이성규 센터장(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은 ‘금연지원약국 시범사업의 시사점과 약국 기반의 금연지원 서비스 확대 전략’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2025년 3~6월 진행된 금연약국 시범사업 결과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자료에 따르면 등록자 중 20대 참여 비율이 높았다. 또 기존 금연 시도가 없던 흡연자의 신규 금연 시도가 확인됐으며 약 45%가 약국 방문을 계기로 처음 금연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약국이 지역사회 금연지원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에 전국 2만여개 약국을 통해 국가금연지원사업의 보완 채널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금연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한 향후 과제로 ▲금연약국 등록 절차 및 전산 시스템 구축 ▲맞춤형 상담 자료 개발 ▲약사·금연지도자 프로그램 유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제시했다.
이성규 센터장은 약국·약사를 활용한 해외 금연지원사업 사례를 들며 “해외의 약국 기반 금연지원은 제한된 인프라를 보완하고 접근성이 낮은 흡연자에게 금연 제공 역할을 한다”며 “약국 인프라를 통해 국가금연지원사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성과 보상 등 세밀한 약국 모델 설계해야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주연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의약품정책연구소 김대진 소장, 고윤선 약사, 매일경제 심희진 기자,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정찬도 사무관이 참석해 금연정책의 개선 방향을 놓고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의약품정책연구소 김대진 소장은 “현재 흡연율과 금연시도율 지표가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은 물론 최근 건보공단의 담배 소송 패소 등으로 금연 정책이 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실 국가금연지원사업 초기부터 약국 부재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며 약국 중심의 사업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윤선 약사는 “처음에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현장에서 약국의 역할은 기대 이상이었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흡연의 유혹에 쉽게 노출되지만 금연을 결심한 이들이 도움을 받을 곳은 마땅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들이 치료의 대상으로 제대로 된 관리를 받고, 약국이 그 과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정찬도 주무관은 “현재 이용률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사업의 본질적 목표다”며 “실제 금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도록 정책적 보완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