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저작물 AI 학습 전면 개방…‘출처 없는 사용’까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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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저작물 AI 학습 전면 개방…‘출처 없는 사용’까지 허용

이데일리 2026-01-28 16:08: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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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하영 기자] 정부가 공공저작물을 인공지능(AI) 학습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문턱을 대폭 낮춘다. 저작물 유형에 따라 출처 표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상업적 이용이나 변경이 제한된 공공저작물도 AI 학습 목적에 한해서는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가 보유한 공공저작물을 AI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28일 열린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주재한 제4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는 ‘공공저작물 AI 학습 활용 확대 방안’이 보고됐다.

배경훈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AI 학습 환경에 맞게 공공저작물 이용 기준을 정비해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공누리’ 개편…AI 학습 기준 명확화

그동안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저작재산권을 보유한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1~4유형으로 구분돼 왔다. 모든 유형에 출처 표시 의무가 부과됐고, 2·4유형은 상업적 이용이, 3·4유형은 변경이 제한됐다.

하지만 대규모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가공하는 AI 학습 특성상 개별 저작물마다 출처를 명시하거나 변경 금지 조건을 지키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워, 공공저작물의 AI 학습 활용 가능성 자체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AI 학습을 전제로 한 신규 유형 두 가지를 도입했다. 상업적 이용과 변경이 모두 가능하고 출처 표시 의무도 없는 ‘제0유형’과, 기존 1~4유형의 제한 조건은 유지하되 AI 학습 목적에 한해 자유로운 활용을 허용하는 ‘AI유형’이다.

AI유형은 기존 공공누리 유형과 함께 병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공공저작물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결과물이 생성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하며, AI가 공공저작물을 직접 인용한 경우에는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공공저작물을 학습한 AI 모델의 상업적 활용은 허용되지만, 공공저작물을 가공해 만든 AI 학습용 데이터 자체를 재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공공저작물 공공누리 개정 전후 AI 학습 활용 범위 비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실증특례에서 제도화로…공공 데이터 개방 전략

이번 조치는 앞서 진행된 실증 사업을 제도화한 성격도 갖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국가대표 AI 정예팀을 대상으로 공공저작물 AI 학습 활용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당시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공공누리 1·3유형 약 1100만건에 대해 출처 표시를 간소화하고, AI 학습을 위한 변경을 허용한 바 있다.

저작권법상 AI의 데이터 학습이 공정 이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우선 공공저작물부터 활용 범위를 넓혀 AI 학습 데이터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제도 신설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개방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상조 로앤테크연구소장(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저작물은 원칙적으로 자유 이용이 가능해야 한다”며 “AI 학습 활용을 별도 유형으로 제한하기보다는, 공공저작물은 기본적으로 AI 학습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학습에 적합한 디지털 형태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플랫폼 구축 등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공공저작물의 공공누리 표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공공기관 평가에 공공저작물 개방 노력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AI를 포함한 신기술 분야에서 공공저작물이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배경훈 부총리는 “민간 수요가 큰 공공저작물부터 새로운 유형을 우선 적용해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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