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연합뉴스) 차근호 김선호 기자 = 부산·경남이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하는 지자체에 재정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부에 조건부 역제안을 하고 나섰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8일 올해 주민투표 실시 후 2028년 통합단체장 선거를 하겠다면서도 확실한 재정·자치분권을 보장하는 특별법을 정부가 수용하면 통합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2월 특별법 제정, 4월 내 주민투표 실시를 하면 정부 제안대로 6월 지방선거에서도 통합단체장을 뽑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전제 조건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 6대 4 수준에 연간 7조7천억원 이상 재원의 항구적 확보, 지방세·양도소득세 이양, 지역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입법·조직·행정 권한의 완전한 이양이었다.
앞서 정부가 제시한 4년간 최대 20조원 재정 지원,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 등 행정통합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지역 갈등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며 "확실한 분권을 약속하면 6월 선거에서 통합할 수 있다"고 역으로 제안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여론조사에서 시도민 81.1%가 행정통합이 주민투표로 결정돼야 한다는 결과와 시도민 53.6%가 행정통합에 찬성한다는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몇 년 전부터 행정통합 논의를 시작한 부산·경남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을 전제로 한 정부의 인센티브 제안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광주·전남, 대전·충남에 이어 대구·경북까지 6월 지방선거를 시한 삼아 행정통합에 뛰어들고 특별법 논의에 들어가면서 행정통합 선두 주자였던 부산·경남의 존재감은 사라졌다.
오히려 타지역에 비해 행정통합 진행이 늦고 인센티브나 공공기관 이전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면서 행정통합 논의에서 수세에 몰렸다.
박 시장과 박 지사는 행정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려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2028년 총선 때 통합단체장 선거 실시와 완전한 분권을 전제로 6월 지방선거에서 행정통합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반격에 나섰다.
물론 정부가 당장 부산·경남 요구대로 최소 6대 4 수준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 연간 7조7천억원 이상의 재원을 항구적으로 확보하는 재정 분권과 자율적으로 재정을 운용하는 완전한 자치권 보장 등의 요구를 받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가 나온다.
그런데도 이번 양 시도지사의 역제안은 정부 인센티브 안을 맞받아치며 잃었던 행정통합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8개 시도 지자체에 특별법 내용을 사전 협의하는 긴급 연석회의를 제안한 것도 정부의 행정통합 '속도전'에 제동을 걸고 우군을 확보하는 노력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산과 경남은 타 시도에 비해 지리적·도시 특성에서 다른 점이 많다"며 "인센티브를 위해 속도를 우선시하는 행정통합은 무리한 계획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의대 박영강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속도를 강조하면 물리적 통합은 될 수 있어도 화학적 통합은 어려울 수 있다"며 "마산·창원·진해 통합 전후 진통과 갈등이 많았던 만큼 시간을 두고 통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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