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Online Travel Agency, OTA)이 주도해 온 호텔 유통 구조에 균열이 일고 있다.
가격·환불 조건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누적된 가운데 글로벌 호텔 체인과 국내 호텔들이 공식 홈페이지와 멤버십을 중심으로 한 직접 판매 전략을 강화하며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는 움직임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이 OTA를 통해 항공권과 숙박 상품을 예약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OTA는 항공사와 호텔로부터 확보한 좌석과 객실을 여러 중개 단계를 거쳐 재판매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가격 체계와 환불 조건이 복잡해지기 쉽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항공권의 경우 실시간 가격 변동성과 취소 수수료 규정이 맞물리며 소비자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피해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숙박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이 지난 2022년 415건에서 지난해 8월 말 기준 1551건으로 급증했다. 이 중 상당수가 글로벌 OTA 관련 상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알고리즘의 불투명성 역시 논란의 핵심이다. 접속 기기나 검색 기록 등에 따라 가격 격차가 발생하는 소위 ‘고무줄 가격’ 정책이 드러나며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고착화된 고수수료 구조가 소비자에게는 가격 부담으로, 호텔 측에는 비용 전가로 이어지면서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플랫폼 중심 유통망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텔 멤버십 강화와 함께 실제 회원 수와 이용률도 동반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호텔업계는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와 ‘멤버십’을 중심으로 한 직접 판매((Direct to Consumer, D2C)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선봉에 선 것은 글로벌 호텔 체인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추천과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며 직접 예약 비중을 60% 후반대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메리어트 본보이 회원은 약 2억6000만명을 돌파하며 지난 2023년 말 대비 6400만명 이상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OTA의 홍보·유통망에 의존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 직판 시스템으로 유통 주도권을 회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럽 최대 호텔 체인 ‘아코르’ 역시 지난 2024년부터 ‘올(ALL) 멤버십’을 통해 D2C를 강화하고 있으며, ‘인터컨티넨탈’과 ‘힐튼’도 직접 예약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호텔들 역시 OTA를 ‘신규 고객 발견 창구’로만 활용하고, 실제 예약과 결제는 자사 앱과 공식 홈페이지로 유도하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수수료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플랫폼에 종속돼 있던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단골 고객을 묶어두는(lock-in)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호텔 유통 구조 전반의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OTA의 알고리즘 중심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경쟁의 축이 ‘가격’에서 ‘서비스와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호텔 고유의 서비스와 경험을 앞세운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유통 구조 변화는 호텔 산업 전반의 수익성과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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