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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명계’로 꼽히는 한준호 의원이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드라이브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습니다. 한 의원이 평소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당에서 강력하게 지원하고 친명 직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심상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이해관계가 첨예한 시점에 터져 나온 한 의원의 지적은 친명 주류가 정 대표의 돌출 행동에 대해 조직적인 ’선 긋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 대표가 합당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의 교감을 암시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 데 대해서도 친명계가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한준호 의원은 28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불러온다”고 직격했습니다. 한 의원은 “저는 원래 민주 진영 대통합 주의자”라고 전제하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해당사자가 가장 많은 시기에 지도부 논의조차 없이 단순히 본인이 혼자 가서 발표하는 방식은 거칠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코스피 5000을 돌파하던 국가적 호재가 있던 날 당내 공론화 없이 이뤄진 발표가 시기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모두 부적절했다고 말한 대목은 정 대표에게 상당히 뼈아픈 지적입니다. 정청래의 자기 정치가 이 대통령의 국가운영 실적까지 잠식한다는 ’대권욕‘과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한준호 의원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적 우려를 넘어 당내 역학 구도상 두 가지 중요한 함의를 갖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한준호 의원이 합당 논란에 공식 등판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동안 정 대표의 합당 논란에 대해 친명계의 이언주 강득구 황명선 최고위원 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준호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했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한 전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친명 직계로 분류되는 한준호 의원이 정청래 대표에게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배경에는 그의 합당 추진이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당 주류의 의중과 배치됨을 시사한다. 정 대표는 합당론을 띄우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적으로 친명계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셈이 됐다”라고 전제하면서 “한 의원의 ’다른 의도가 의심된다‘는 발언은 정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무리하게 합당 이슈를 선점하려 한다는 친명계 내부의 불쾌감을 대변한 것이다. 친명계가 정 대표의 앞서가는 행보에 대해 전면적인 저항과 견제에 나선 시그널이 한준호 의원의 발언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의원의 발언은 친명계가 조국혁신당의 합당을 두고 친청계와 전면전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평소 지론인 대통합을 정청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나타낸 것이 정 대표의 자기정치로 표출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합니다.
이 대통령이 큰 틀에서 대통합을 찬성하는 것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대표에게 ‘합당을 추진해보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에는 상당히 큰 정치적 간극이 존재합니다. 현재로서는 정 대표가 ‘내가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며 독단적으로 합당을 추진했다는 것과 이 대통령이 직접 정 대표에게 합당을 위임하는 ‘내밀한 지시’를 내렸다는 가설 사이에 진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어느 쪽이든 정 대표의 독단적인 합당 추진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큰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 대표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합당 추진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글을 게시할 정도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합당은 좋지만 그 과정이 공정하지 않은 것으로 당원들이 받아들이게 되면 정 대표의 합당 추진도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 대표는 자신의 장외 우군인 김어준 등의 지원을 받아 이 문제가 자기 주도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자만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의 저항, 즉 친명계의 반대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중도성향의 당원들까지 조직적으로 거부하는 모양새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 대표가 합당 선언을 한 이후 진전은커녕 당 안팎의 반대에 몰려 있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친명계의 조직적인 반대도 더욱 힘을 받게 되고 명분에서 앞서가는 형국입니다.
한 의원의 발언 두 번째 의도는 정 대표의 ‘대통령 마케팅’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성격도 있습니다. 한 의원은 정 대표가 합당에 관해 대통령실과 사전 교감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통합 논의에 대통령을 끌어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당대표, 지도부와 우리 당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절차를 밟아 처리해야 되는 문제”라며 “여기에 대통령의 의중이 어떻다 정치적 해석을 가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이는 자칫 정 대표의 발언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만약 정 대표와 대통령실의 연결고리가 기정사실화될 경우 이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한 의원의 작심 발언은 정 대표가 대통령의 이름을 빌려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것을 막고 이 대통령으로 향할 수 있는 ‘당무 개입’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친명계의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한 상황에서 터져 나온 정청래발(發) 합당론은 친명계의 조직적 반발에 부딪히며 당분간 민주당 내 핵심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특히 친청계로서는 김어준 등의 외곽 ‘스핀닥터’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의 끓어오르는 불만이 쉽게 진압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향후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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