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동맹도 예외 없는 거래 정치’ 재가동··· ‘관세’ 하루 만에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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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동맹도 예외 없는 거래 정치’ 재가동··· ‘관세’ 하루 만에 조정

이뉴스투데이 2026-01-28 14:52: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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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1월 27일 화요일, 아이오와주 클라이브에서 열린 집회에서 경제에 대해 연설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1월 27일 화요일, 아이오와주 클라이브에서 열린 집회에서 경제에 대해 연설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한미 통상 압박의 수위를 조절했다. 관세 인상이라는 강경 카드를 던진 뒤 곧바로 협상 메시지로 방향을 튼 셈이다. 트럼프식  ‘선(先) 압박·후(後) 협상’  전략이 재현된 가운데,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속도가 향후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여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발효 시점이나 행정명령이 뒤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교·통상가에서는 처음부터 협상 여지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발언이 한국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통상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도체·배터리 등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시하는 산업에서 한국은 핵심 동맹이지만, 트럼프식 통상 전략에서 동맹 여부는 협상의 완충 장치가 되지 않는다. 이미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약속한 한국은, 약속의 ‘이행’을 압박하기에 가장 상징적인 대상이라는 평가다. 관세 위협을 앞세워 조기 성과를 끌어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동맹에도 예외 없는 거래 정치’를 관철해 왔다. 2018년 캐나다와 멕시코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이끌어냈고,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자동차 관세 가능성을 거론하며 농산물 시장 개방과 투자 확대를 받아냈다. 동맹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확보한 뒤 이를 협상 성공 사례로 포장하는 방식이다. 이번 관세 인상 언급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 이행을 재촉하기 위한 신호로 읽힌다. 강경 메시지로 주도권을 쥔 뒤 협상 국면으로 전환해 실질적인 결과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25% '기습 인상' 선언에 한미 무역 관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2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25% '기습 인상' 선언에 한미 무역 관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2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향후 협상의 최대 변수로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속도가 꼽힌다. 한국은 한미 무역 합의 과정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특별법은 지난해 11월 발의된 이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투자 약속이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집행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는지를 중점적으로 따질 수밖에 없다.

여권은 당정 협의를 통해 대미투자특별법을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 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반면 야권은 대규모 재정·산업 정책이 수반되는 사안인 만큼 국회 비준 등 절차적 정당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투자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부담과 통상 주권 문제를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논리다. 전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입장 차를 반영한다.

다만 여야는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주요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한 뒤,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통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감안할 때, 정치적 판단이 지연될수록 협상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문제를 둘러싼 시간표가 사실상 국회에 넘어간 셈이다.

정부 역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각각 만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단계별 투자 이행 계획을 설명하며 한국의 약속 이행 의지를 강조할 방침이다.

관세 인상이라는 압박은 일단 협상 카드로 모습을 바꿨지만, 근본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행정 조치로 이어지지 않은 발언이라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언제든 다시 강경 모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통상 현안이 외교 무대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입법의 시간표와 정면으로 맞물린 가운데, 한국으로서는 투자 이행과 제도 정비를 둘러싼 속도전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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