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재정적 지속가능성 확보" vs 노조 "구조조정 모델 가능성"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놓고도 충돌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한국지엠(GM) 직영 정비센터 폐쇄를 앞두고 노사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등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인천과 경남 창원에서 한국GM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 방침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이달부터 차량 입고가 중단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내 정비사업소에서 차주들에게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며 항의 퍼포먼스를 했다.
이날 부평공장 입구에는 '차량 정비 받게 해주세요', '직영 정비에서 고치고 싶다'는 내용의 팻말을 단 쉐보레 차량 20여대가 대기 행렬을 이뤘다.
인천 정비사업소 소속 천모 씨는 "전국의 직영 정비 직원들은 장기간 고객서비스 최전선에서 지역사회 일원으로 살아왔다"며 "사업소 폐쇄는 단순 구조조정이 아니라 사실상 해고 통보와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스파크 차주 박모 씨는 "핸들을 돌릴 때 소음이 나서 카센터에 갔더니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 하겠다고 한다"며 "한국GM은 소비자 안전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 갈등은 지난해 한국GM이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 종료'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불거졌다.
한국GM은 급변하는 산업·비즈니스 환경에서 재정적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직영 센터를 포함한 자산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직영 센터 운영 종료 후 전국 380여개 협력 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직원들을 한국GM의 다른 직무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노조는 직영 정비센터 폐쇄는 단순한 사업구조 개편을 넘어 전형적인 구조조정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협력 센터만으로는 제조·설계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과 정밀·고위험 작업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한때 "미리 정해진 결과가 없음을 전제로 고용안정특별위원회를 이어 나간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이 직영 센터의 애프터세일즈와 정비 서비스 접수를 중단하고 다음 달 15일부터 운영을 종료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침을 세우면서 또다시 노조 반발에 부딪혔다.
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지난 26일에는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소송을 인천지법에 제기했다.
한국GM의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 고용 승계 문제도 노사 갈등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한국GM은 세종물류센터 운영업체인 우진물류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우진물류는 폐업 절차를 밟았고, 이 회사 소속 직원 120여명의 근로관계도 종료됐다.
우진물류 노동자들은 이에 반발해 세종물류센터를 점거, 새 협력사 직원들의 접근을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법적 의무가 없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근로자들에게 정규직 채용 기회를 제안하는 등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물류센터의 정상 운영 제한으로 부품 출고와 물류 흐름에 차질이 발생, 고객 서비스 전반에 심각한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지난해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한 후 고용 승계가 중단됐다며 이번 사태를 '집단해고'로 규정하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사측의 정규직 채용 제안에 대해선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포기를 전제로 한 선별 채용과 타지역 전환 배치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파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노사가 세종물류센터 운영 차질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한국GM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전날 특별노사협의회 첫 회의를 개최했으나, 주요 현안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향후 협상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
안규백 노조 지부장은 협의회에서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 일정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버트 트림 노사협력 부문 부사장은 "실무협의 상황에 따라 노사 대표가 만나서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확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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