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이 인공지능 기술을 앞세워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 상권으로 분류되던 남대문시장이 AI 기반 커머스 구조를 통해 해외 수출 모델을 실험하는 사례로,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지난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중국 산둥성 르자오시에서 열린 ‘중한(산둥) 혁신협력 교류회’에서는 남대문시장의 AI 전환(AI Transformation, AX) 전략과 중국 진출 방향이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는 남대문시장의 상품과 유통 구조를 AI 중심으로 재편해 디지털 커머스 형태로 중국 시장에 연결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번 논의의 중심에는 국내 AI 기업 소가젬(SOGAGEM, 대표 문규식)이 있다. 소가젬은 남대문시장이 보유한 방대한 상품 정보를 AI가 학습·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비즈니스 데이터 아키텍처’ 구상을 제시했다. 단순 온라인 판매 확대가 아니라, 상품 정보·재고·거래 구조를 데이터 기반으로 재설계해 AI 커머스에 적합한 형태로 바꾸는 접근이다.
전통시장이 지닌 물리적 한계를 디지털 기술로 넘겠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상인 참여도, 데이터 표준화 수준, 운영 주체 간 역할 정립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사에 참석한 산둥성 주요 도시 관계자들의 반응은 비교적 적극적이었다. 르자오시를 비롯해 핑두시, 옌타이시 등 3개 도시 당국은 남대문시장 상품이 AI 커머스 형태로 중국에 유통될 경우, 해당 도시를 거점으로 물류·행정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순한 상품 수입을 넘어, 한국의 AI 커머스 운영 모델 자체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협력 논의를 이끈 배경에는 한중 과학기술 ICT 교류협회(회장 조성범)가 있다. 협회는 교류회 기획 단계부터 국내 AI 기업과 전통시장, 중국 지방정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협회 측은 기술 소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시장 적용 가능성을 중심에 둔 협력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남엽 남대문시장상인회 회장은 “AI 기술을 통해 남대문시장의 경쟁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중국 지방정부의 협력 의지가 확인된 만큼,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류회 현장에는 리청빈 산둥성 과학기술청 부처장, 천쥔 중한일 혁신협력센터 책임자 등 중국 측 관계자들과 이상기 한중 지역경제협회 회장, 김삼수 KOTRA 인천본부장 등 한국 측 인사들도 참석해 양국 간 기술·산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전통시장에 AI를 접목해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시도는 아직 초기 단계다. 남대문시장 사례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전통 유통 구조를 바꾸는 실험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실행 과정에 달려 있다. 다만 오프라인 상권과 AI 커머스, 지방정부 협력이 동시에 논의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첫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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