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불확실성이다. 특히 고려아연이 속한 비철금속 제련 산업은 수천억 원 단위의 설비 투자와 장기간에 걸친 환경·안전 규제 대응이 필수적인 중후장대 산업이다. 이 때문에 경영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은 단순한 지배구조 문제가 아니라 기업 가치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고려아연은 최근 수년간 제련 효율 개선, 환경 설비 투자, 전략광물 관련 신규 설비 구축 등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왔다. 이러한 투자는 단기간 내 수익으로 회수되기보다,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추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환경·안전 설비의 경우 국내외 규제 기준을 선제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단계적 투자가 이뤄져 왔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변동이 잦을 경우 이러한 중장기 투자 계획이 지연되거나 수정될 가능성을 리스크로 지적한다. 제련 산업은 글로벌 원료 공급사, 고객사, 금융기관과의 장기 계약 관계가 중요한데, 경영 불확실성은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경영 체제가 유지되면서 사업 전략과 투자 계획이 일관되게 추진될 경우,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이는 단순히 특정 경영진에 대한 선호가 아니라, 산업 특성상 연속성이 곧 경쟁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도 생산, 투자, 실적 측면에서 큰 변동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리 가능한 불확실성' 범주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이 경영권 분쟁 자체보다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 유지 여부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영권 변동이 반드시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새로운 주주나 경영 주체가 등장할 경우, 오히려 투자 효율성 제고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경영 연속성을 절대적 가치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이다.
이 같은 논리는 자본 회전이 빠른 산업에서는 일정 부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고려아연이 속한 비철금속 제련 산업은 수천억 원 단위의 장기 설비 투자와 환경·안전 규제 대응이 핵심 경쟁 요소다. 실제로 이러한 산업에서는 경영권 변동 자체보다, 그로 인해 투자 집행과 사업 전략이 지연되거나 흔들릴 가능성이 더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시장이 경영 연속성을 중시하는 이유는 특정 경영진 선호 때문이 아니라, 산업 특성상 안정성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 경영진의 경영 능력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시류를 잘 타 일시적인 호황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평가다. 현 경영진이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를 해 왔고 그 결과물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 경영층의 혜안과 결단력이 기업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때문에 연속성이 더욱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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