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듀테크 시장이 본격적인 성숙 국면에 들어섰다. 외형 성장보다 구조 재편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요 교육 스타트업들은 기존 교육 콘텐츠 중심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에 따르면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은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7.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8.5% 수준으로, 빠른 확장 국면을 지나 안정 단계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 성장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단순 강의 판매나 교육 플랫폼 운영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졌다는 판단이 업계 전반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스타트업들은 프롭테크, HR테크, AI 인프라, 글로벌 확장 등 각기 다른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곳이 월급쟁이부자들이다. 재테크 교육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월급쟁이부자들은 최근 프롭테크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종합 자산형성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베타 출시한 부동산 중개 솔루션 ‘구해줘내집’은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앞세운 공동중개 기반 B2C2B 모델을 채택했다. 기존 중개업계와의 협업을 강조한 전략이 주효하며, 서비스 운영 3개월 만에 관련 매출이 650% 이상 증가했다.
코딩 교육 플랫폼으로 출발한 코드잇은 HR테크 영역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구축해온 클라우드 기반 실습 환경과 AI 개인화 학습 기술을 토대로, 교육을 넘어 인재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말 IPO 절차에 착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HR테크 솔루션 ‘케이드(Cayde)’의 AI 면접 엔진 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정부의 민관협력 기술성장 프로그램인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됐다. 교육 데이터를 인재 선발과 평가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엘리스그룹의 행보는 결이 다르다. 교육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알려진 엘리스그룹은 AI 이동형 모듈러 데이터센터(PMDC)를 앞세워 AI 전환 시장 공략에 나섰다. AI PMDC는 방수·방재 설계를 갖춘 특수 컨테이너에 전원, 서버, 냉각,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합한 형태로, AI 연산 환경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엘리스그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25년도 AI반도체 응용실증 지원사업을 마무리하며 기술 실증 성과도 확보했다. 교육 기업이 AI 인프라 공급자로 영역을 넓힌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데이원컴퍼니는 글로벌 확장 전략을 통해 성장 해법을 찾고 있다. 일본, 미국, 대만을 포함해 총 8개국에 진출한 데이원컴퍼니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글로벌 매출 143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은 국내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실무 교육 브랜드 패스트캠퍼스는 최근 커리큘럼에 오픈AI 에듀를 도입하며 AI 실무 교육을 강화했다. 기관 전용 워크페이스 형태로 도입해 교육 현장 활용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에듀테크 기업들이 교육이라는 간판을 유지하되, 수익 구조는 전혀 다른 영역으로 재설계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신사업 확장이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프롭테크와 HR테크, AI 인프라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 만큼, 기존 강점과의 연결성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 교육 스타트업들의 다음 행보는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사업 정체성 자체를 재정의하는 과정에 가깝다. 콘텐츠 중심 성장 모델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각 기업이 선택한 전략이 중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