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K-뷰티는 단순한 '가성비 트렌드'가 아니다. 화장품 산업의 가격 질서 자체를 다시 짜는 움직임이다. 1000~5000원 화장품의 등장은 마케팅·유통·브랜딩 비용이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같은 변화는 중저가 브랜드를 가장 먼저 흔들고 있다. K-뷰티의 기존 포지션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제기된다. 초저가 경쟁 속에 살아남는 브랜드의 새로운 기준은 무엇이 될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초저가 K뷰티는 마트와 편의점 등 일상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장보기 소비자들은 생활필수품 구매와 함께 초저가 화장품을 손쉽게 접하고 살 수 있게 됐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국 전 점포에서 초저가 스킨케어 화장품을 상시 판매하며 가성비 뷰티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4월 LG생활건강과 협업해 4950원 가격대의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슬로우에이징' 트렌드를 반영해 개발한 해당 제품들은 피부 탄력과 광채 개선에 초점을 둔 스킨케어 8종으로 구성됐다.
초저가의 비결은 제품 효율화다. 패키지를 단순화하고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가격에 거품을 뺐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마트의 초저가 화장품 누적 판매량은 22만개를 돌파했다.
이마트는 현재 허브에이드, 원씽, 알:피디알엔(R:PDRN) 등 12개 브랜드로 라인업을 확대했으며 올해 추가 론칭을 계획 중이다.
편의점 업계도 뷰티 카테고리 강화에 나섰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색조 전문 브랜드 손앤박과 협업한 전용 브랜드 '손앤박 하티(HATTY)'의 시즌2를 론칭하며 가성비 색조 화장품 공략에 나섰다.
GS25는 이달 20일 3000원 균일가로 손앤박 하티 시즌2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에서는 눈 메이크업 제품군을 강화해 슬림 라이너 4종과 멀티 스틱 8종 등 총 12종을 출시했다.
지난해 5월 GS25는 아이브로우, 립 틴트, 치크 등 다양한 색조 제품을 균일가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또한 1000원대 뷰티 제품들을 판매한 가운데, '메디힐 진정 패드(2매)'(1000원)는 누적 판매량 10만개를 넘어섰다.
GS25는 메이크업 툴 전문 브랜드 스코네와 협업한 가성비 메이크업 소품도 추가로 선보인다. 아이섀도·아이라이너·아이브로우용 브러시 5종으로 구성된 메이크업 브러시 세트(5000원)를 포함해 퍼프류 등 메이크업 소품들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초저가 가성비 뷰티 인기에 힘입어 GS25의 3000원 화장품 제품은 론칭 초기 대비 약 1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200여개 뷰티 특화 매장의 관련 매출은 일반 점포 대비 22배 넘게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화장품 제조·패키징 생태계에서는 스펙 설계만 잘하면 가격을 급격히 낮출 수 있는 구조"라며 "또한 뷰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아예 프리미엄 제품이 아니라면, 3만~5만원대 중저가 화장품들은 차츰 데일리 제품과 소모품 중심으로 초저가 시장으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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