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찰청은 28일 이 사건을 포함한 총 5건을 ‘2025년 4분기 사법통제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 김지언(사법연수원 36기) 부장검사, 김지웅(43기) 검사가 담당한 이 사건의 피의자는 2015년 4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외국환업무 등록 없이 중국-한국 간 환전을 의뢰받아 5,020회에 걸쳐 약 147억원 상당의 불법 환치기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는 범행 후 국외로 도피했고, 세관에서 지명수배 및 입국시통보를 요청한 상태였다. 그러나 출입국사무소에서 세관에 입국 사실을 별도 통보하지 않아 피의자는 아무런 제재 없이 수차례 국내를 드나들었다.
검찰이 공소시효 임박 사건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재차 입국시통보를 요청하고 피의자 출입국 동향을 예의주시해, 며칠 뒤 재입국하는 피의자를 공항에서 검거하고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통보 누락의 원인도 파악했다. 출입국사무소에서 세관을 ‘자동통보 대상 기관’으로 착오해 별도 입국통보를 누락한 것이 첫 번째 원인이었다. 또한 세관의 항공기 승객 정보 사전통보 시스템(APIS)에 외국인 인적사항이 영문만 입력돼야 함에도 영한 병기로 잘못 입력돼 있어 피의자 입국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검찰은 서울출입국외국인청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개선을 건의했다. 이에 따라 출입국 입국통보 시스템에서 전산 미연계 기관 대상자에 대해 별도 입국통보 대상자임을 안내하는 ‘자동 팝업창’이 표출되도록 개선됐다.
검찰은 서울세관도 지휘해 수배자 인적사항 91명을 전수점검하고 동일 오류 3건을 시정했다. 세관 APIS 시스템에는 내·외국인 구분탭이 신설되고 외국인 성명 한글입력이 제한되는 등 시스템 개선이 이뤄졌다.
대검은 “피의자 검거와 기소에 그치지 않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관계기관 업무협의를 통해 시스템까지 개선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4분기 사법통제 우수사례에는 이 사건 외에도 4건이 추가로 선정됐다.
서울남부지검 인권보호부 김종필(35기) 부장검사, 구지훈(변호사시험 6회) 검사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 후 3년 이상 기록을 송부하지 않고 방치한 음주운전 사건을 바로잡았다. 해당 사건의 피의자는 2022년 7월 혈중알코올농도 0.206% 상태에서 차량을 수회에 걸쳐 약 1m가량 운전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피의자 변소만을 근거로 불송치 결정했으나 기록을 즉시 송부하지 않고 2025년 11월에야 송부했다. 구 검사는 기록 검토 중 피의자가 수회 차량을 운전한 사실이 확인되는 CCTV 영상 등 주요 증거를 확인하고 재수사요청했다. 경찰은 추가 조사 없이 기소의견으로 결정을 변경해 송치했고, 검찰은 피의자 및 사건관계인 조사 등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피의자의 자백을 받아내 기소했다. 관련 법령을 위반한 담당 경찰관에 대해서는 징계요구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 송인호(37기) 부장검사, 김찬구(변호사시험 9회) 검사는 두 건의 사기 사건에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뒤집었다. 첫 번째 사건은 2023년 8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물품 판매를 빙자해 16명의 피해자로부터 20회에 걸쳐 총 300만원을 편취한 물품거래 사기였다.
경찰은 일부 피해가 변제되고 고소가 취하됐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고, 검찰의 재수사요청에도 추가수사 없이 기존 의견을 유지했다. 김 검사는 송치요구 후 계좌추적 등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피의자가 추가 범행으로 받은 피해금을 이전 피해자들에게 고소취하 조건으로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한 사실을 밝혀내 불구속 기소했다.
두 번째 사건은 경찰에 대한 사건청탁 명목으로 100만원을 편취한 사기였다. 피의자는 2024년 11월 불송치 결정을 받은 피해자에게 “경찰에 청탁해주겠다”고 거짓말해 청탁자금 명목으로 금원을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가 경찰에 청탁 명목으로 금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불송치 결정했으나, 김 검사는 재수사요청해 계좌추적 등을 통해 피의자가 주장과 다른 목적으로 금원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송치 후 피의자를 직접 조사해 자백을 받아냈고, 경찰이 인지하지 못한 변호사법위반 혐의까지 추가해 기소했다. 변호사법위반죄는 필요적 추징 대상이라는 점에 착안해 피의자가 수취한 100만원에 대해 추징을 구형했다.
속초지청 소정수(36기) 부장검사, 박달재(변호사시험 10회) 검사는 군의회 의장 당선 목적 뇌물 사건에서 증거인멸교사까지 밝혀냈다. 피의자 A는 제9대 모 군의회 후반기 의장에 당선될 목적으로 2023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B에게 5회에 걸쳐 털모자, 주류, 현금 200만원을, 2024년 7월 C에게 주류 1병을 각각 공여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공여자 A만 불구속 송치하고 수수자 B, C에 대해서는 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불송치 결정했다.
박 검사는 휴대전화 압수 및 포렌식을 지시하는 보완수사요구를 하고, 공여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과정에서도 뇌물공여 일시·장소·품목 특정, 뇌물반환 경위에 관한 추가 진술 확보 등을 요구해 사안을 명확히 한 후 A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또한 불송치된 수수자 2명에 대해 재수사요청해 영득의 의사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케 해 기소의견으로 송치받았다.
이후 다수 사건관계인 조사, 휴대전화 개통 관련 서류 확보 등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A가 2024년 9월경 B로 하여금 금품 사진과 대화내역 등이 저장된 휴대전화를 교체하도록 하고 비용 90만원을 지급한 증거인멸교사 범행까지 밝혀냈다. 증거인멸에 가담한 수수자 B는 직접 구속해 기소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 원신혜(35기) 부장검사, 이은현(변호사시험 13회) 검사는 경찰이 약 1년 6개월간 방치한 업무상횡령 사건의 실체 진실을 규명했다. 피의자는 2017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고소인 회사로부터 약 3억원의 퇴직금을 초과 수령하고, 급여 명목으로 약 3100만원을 출금해 임의 사용하고, 증빙자료 없이 시공비·실사비 명목으로 약 2800만원을 타인에게 이체한 혐의(업무상횡령), 2015년 10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해 약 3억2000만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업무상배임)를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고소인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고, 약 1년 6개월 후 고소인의 이의신청으로 사건이 송치됐다. 이 검사는 대질조사 3회를 포함한 피의자조사 4회, 참고인조사 1회를 실시하고 사건관계인들로부터 추가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하는 등 약 480쪽 분량의 직접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고소된 피해액(업무상횡령 약 3억6000만원, 업무상배임 약 3억원) 중 업무상횡령 2,600만원을 특정해 기소하면서 범죄일람표를 전면 재정리하고 각 피의사실별 상세 불기소이유를 작성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