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백악관이 관세 인하에도 한국이 합의 이행에서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서 정상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 뉴스1
2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한국 관세 인상 언급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낮췄음에도 한국이 합의에서 약속한 부분을 이행하는 데 “아무런 진전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이 더 낮은 관세를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에 도달했지만 그 대가로 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관세 인상 적용 시점과 발표 배경에 대해서는 별도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트루스소셜 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입법부를 직접 겨냥해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왜 이를 승인하지 않았느냐”고 적었다. 이어 한국산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 등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 30일 합의를 체결했고, 같은 해 10월 29일 방한 때 조건을 재확인했다는 취지의 언급도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의회가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상호관세를 비롯해 자동차 등 품목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의 시점이나 기타 추가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은 27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 뉴스1
한미는 지난해 관세 협상을 통해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 대신 한국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13일 양국 정상 간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팩트시트가 발표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달 26일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4일 관보 게재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 등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11월 1일)했다. 다만 한국 국회에서는 해당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태라 백악관이 언급한 합의 이행 지연의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톤은 하루 만에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이오와 일정을 위해 출발하기 전 취재진이 한국 관세 인상 여부를 묻자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취지의 말을 거듭하며 대화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관세 인상 발언 직후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은 점도 즉각적인 인상 단행보다는 협상 압박 성격이 짙다는 해석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을 확인하고 협상 여지를 넓히기 위해 고위급 접촉을 서두르고 있다.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워싱턴DC로 급파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구체 내용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찾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에 나선다.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글을 공유하며 한국이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할 때 벌어지는 일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국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쿠팡 책임을 묻는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을 관세 이슈와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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