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유료 결제 리스트에 혜성처럼 나타나 1위를 차지한 앱이 있다. 그 앱의 이름은 자그마치 ‘죽었니’(死了么·‘쓰러머’). 앱의 작동 방식도 단순하기 그지없다. 앱에 가입한 후 1명 이상의 긴급 연락처를 지정한다. 앱을 작동하면 48시간에 한 번 유령 모양의 아이콘이 나타나 사용자의 출석을 확인한다. 이틀에 한 번 정해진 시간 안에 누르지 않으면, 지정해 둔 긴급 연락처에 “(사용자의 생사) 확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알림이 발송된다. 처음에는 무료였지만 1위안으로 유료화했다가 지금은 8위안으로 가격을 올렸다. ‘죽었니’라는 이름이 너무 강하다는 판단에 ‘데무무(demumu)’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데(de)’는 죽음(death)에서 따왔지만, 일종의 지소형 어미인 ‘무무’를 붙여 귀여움을 강조했다. 현대 한국식으로 하면 저승사자를 ‘죽음핑’ 정도로 바꾼 작명 센스라고 볼 수 있으려나?
중국에서만 1위를 한 게 아니다. 미국 애플스토어에서는 현재 1달러, 유럽에서는 1유로로 판매 중이다. 미국 애플스토어에서 얼마 전 2위까지 순위가 치솟더니 조금 하락해 지금은 8위다. 방금 내가 내 눈으로 확인한 순위가 8위니까, 많이 팔리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기업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 수 없다. 140만원으로 개발했다는 이 앱의 현재 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긴 힘들겠지만, 창업자는 여러 캐피털과 약 1억 위안 안팎을 이야기하고 있다. 1억 위안이면 약 210억원. 대단한 수익률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1인 가구는 2020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 1억2500만 명 정도다. 그러나 1인 가구보다 더 중요한 통계는 아마도 ‘무연고자’의 수일 것이다. 기러기 아빠, 가족이 있지만 떨어져 사는 자취생과 생에 인연이 남지 않은 채 홀로 고시원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인구는 따로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연고자를 조사하는 통계는 무연고 사망자 통계뿐이다. 죽고 나서야 ‘연고가 없었구나’라며 관심을 가져주는 셈이다. 어떤 존재는 사라지고 나서야 발견된다.
무연고자의 ‘증가’를 방증하는 숫자 역시 무연고 사망자 통계뿐이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 2012년에 약 1200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가 2024년에는 60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아파트 가격 말고는 이렇게 가파르게 증가한 게 없지 않을까? 앱스토어에 있는 이 앱의 리뷰에는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누군가 신경 써 준 건 처음”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우리는 연결돼야 한다’고 외치며 감성에 호소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는지도 모른다. 연결되지 않은 사람은 앱을 통해서 강제로라도 연결시켜 둬야 하는 사회가 이제는 정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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