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고양)=류정호 기자 |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전설’ 함지훈이 19년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코트 위에서 묵묵히 팀을 지탱해 온 ‘원클럽맨’의 마지막 시즌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현대모비스는 27일 “함지훈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며 “2월 6일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은퇴 투어를 진행하고, 4월 8일 창원 LG와의 홈 경기에서 공식 은퇴식을 연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현대모비스 유니폼만 입고 뛴 함지훈의 선수 생활은 2025-2026시즌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은퇴 발표는 같은 날 고양 소노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전해졌다. 해당 경기는 고양 소노의 45점 차 대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결과와 별개로 현장의 시선은 함지훈에게 집중됐다. 이례적으로 많은 취재진이 몰린 것도 그의 은퇴 선언 때문이었다.
함지훈은 2007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지명된 뒤 한 팀에서만 19시즌을 보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5회를 경험했고, 2009-2010시즌에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플레이오프(PO) MVP를 동시에 수상, 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로 자리매김했다.
기록 역시 묵직하다. 27일 기준 정규리그 통산 839경기에서 8338점, 3985리바운드, 2964어시스트, 736스틸, 365블록슛을 남겼다. 득점은 역대 10위, 리바운드 7위, 어시스트 6위, 스틸 10위에 올라 있으며, 출전 경기 수는 주희정 전 감독에 이어 역대 2위다. 개인 성과와 팀 공헌을 동시에 쌓아온 커리어였다.
27일 소노 전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함지훈은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기사들을 보니 시원섭섭한 감정이 든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은퇴 시점에 대해서는 “은퇴를 고민했다기보다는 시즌을 앞두고 연봉 계약 과정에서 구단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은퇴 투어에도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주목받는 걸 좋아하지 않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도 “가족을 생각했고, 한 팀에서 성실히 뛰면 구단이 이렇게까지 해줄 수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마음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함지훈에게 현대모비스는 단순한 직장이 아니었다. 그는 “가족 같은 곳이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구단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날 여기까지 키워준 팀”이라며 “좋은 구단을 만난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구단이 준비 중인 영구결번에 대해서도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이고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기억은 역시 우승이었다. 함지훈은 “다섯 번이나 했지만, 할 때마다 새로웠다. 힘든 순간들이 다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다만 “양동근 감독님과 우승 반지 6개 이야기를 했는데, 아직 이루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다”고도 덧붙였다.
지도자 인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고민해 본 적은 없다. 구단과도 이야기된 건 없다”며 “기회가 온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대신 그는 박무빈, 서명진, 신민석, 이우석 등 후배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믿고 보는 선수들이 많다”고 덕담을 남겼다.
함지훈이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마지막 이미지는 분명했다. 그는 “화려한 선수라기보다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성적이 좋든 안 좋든 늘 응원해 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은퇴 이후에도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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