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악재'에 정부·국회 대혼란…구윤철 "저도 놀랐다, 들은 게 전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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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악재'에 정부·국회 대혼란…구윤철 "저도 놀랐다, 들은 게 전혀 없어"

프레시안 2026-01-27 21:07: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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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습적 '관세 인상' 발표와 관련,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국회를 찾아 "들은 게 전혀 없었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상황을 설명하며 국회에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7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경위원장을 만나, 이날 오전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돌연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공지한 데 대해 "저도 아침에 깜짝 놀랐다"며 "들은 게 전혀 없이 느닷 없이 (발표를) 해서 '이게 뭔가'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특히 어떤 예고도 없이 이전 협상 내용을 뒤집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두고 "정확하게 이것(합의 이행)만 있는 것인지 쿠팡 등의 문제가 겹쳐 있는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야 진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으로선 정부도 미국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구 부총리는 재경위에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위한 대미투자 특별법 처리를 요청했다고 임 위원장이 이날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파기의 명분으로 한국의 '합의 미이행'을 들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법으로 특별법 처리를 강조한 것.

같은 날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문신학 1차관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를 찾아 이번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국민의힘 소속 이철규 산자위원장이 전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여 본부장도 "최근 그리어 미국 USTR(무역대표부) 대표와 관계자들을 다보스 포럼에서 만났을 때도 (합의 의행을 위한) 국회 입법과 관련해 어떤 컴플레인도 논의도 없었다"며 "어떤 예고 징후도 없었다", "갑작스러운 발표였다"는 등 당혹감을 숨기지 않았다.

여 본부장은 곧 미국으로 이동해 그리어 대표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할 것"이라며 "한국의 입장과 한국 국회에서 진행되는 절차에 대한 설명도 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와 이어진 청와대 대책회의에서 "미국 카운터파트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는 입장도 이 위원장에게 전했다.

이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에도 '며칠날부터 (인상) 한다', '행정정리를 어떻게 한다' 이게 아직 없다"며 "(정부는) 이 (사실)관계를 파악 중에 있고 대치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임이자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이 27일 국회 재경위원장실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언급에 따른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를 한 자리에 모아 "과도한 논쟁보다는 관련 법안 심사에 집중해주길 당부한다"고 초당적 대처를 요구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 국회는 이미 한미양국 합의와 양해 각서에 따라 한미 전략적 투자관리를 위한 관련 법안 제정에 들어가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5개 법안이 이미 발의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국회는 통상적 절차대로 입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시장과 시민사회에 안정을 당부하기도 했다.

관세협상 후속 조치로 대미투자 특별법 처리를 주장해온 여당도 거들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미 전략적 투자 MOU는 국제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적 합의로 국회 비준(동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인액트(enact)라고 표현했다. 비준이 아니라 우리 국회의 입법에 주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관세협상 후속조치에 있어 민주당의 '특별법 처리'에 맞서 '국회 비준동의'를 주장해왔지만, 이날은 이철규·임이자 등 국민의힘 소속 관련 상임위원장들도 "국익"을 강조하며 신속 대응에 힘을 모았다.

이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특별법 처리 지연을 (관세 인상의) 이유라고 말했는데, 한국 국회에선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어느 당도 한미 관세협상이나 대미투자에 대해 반대하는 정당이 없다"며 "미국 측이 한국 국회의 입법절차, 미국과 다른 문화, 이런 것들에 대한 이해가 덜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은 특별법 형식으로 법안을 발의했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관세협상안을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으라는 것"이라며 "방식이 좀 다를 뿐이지 대미투자와 관세협상에 대해선 모두 수용하고 용인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회 절차상 특별법 처리까지는) 패스트트랙에 태워도 원래 6개월이 넘게 걸린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국 측에 정부가 적극 설명을 하도록 촉구했다"고 했다.

임이자 위원장도 이날 구 부총리 면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에 대해 "이 부분은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라면서도 "(합의 이행을) 국내법적으로 소화하기 위해선 절차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서로 이해한 걸로 아는데 우리가 뭘 이행하지 않았다는 건지 (트럼프가) 뭘 얘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우리가 국내법적으로 (합의) 이행을 실행하는 과정인데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이 어렵다"고 거듭 강조하며 "먼저 비준동의를 거칠 건가, 특별법으로 갈 건가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저희가 뭘 이행 안했는지 (현재는) 알 수가 없다"고 여야 간 협동을 촉구했다.

다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고 정부에서 말했는데, 불과 몇달 만에 그 합의는 완전히 무효화돼버린 상황"이라며 "혹여 정부에서 국회에 정확하게 알리지 않은 다른 이면 합의 사항이 있는 것 아니냐"고 정부·여당에 공세를 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1월 대미투자 특별법 발의 이후 정부나 여당 측에서 '이 법안을 조속히 심의해 빨리 의결해야 한다'는 요청 사항 자체도 저는 기억하지 못한다"며 "제가 볼 땐 정부가 국민들과 국회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다른 사항이 있거나 직무를 유기한 상황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사태 수습을 위한 국회 절차를 두고도 "이번 사안으로 인해 이 합의 사항이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 드러났다"며 "차제에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함께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초 국민의힘 입장인 '비준동의'를 강하게 주장했다. "논의를 위해서 상임위 차원이든 본회의 차원이든 긴급현안질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임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입법 지연'의 원인으로 국회를 꼽은 데 대해선 "민주당이 19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갖고 있고, (야당에서)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필리버스터를 해도 막 밀어붙인다"며 "그런데 이 (대미투자) 법을 갖고 국민의힘에 책임전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임 위원장은 특히 구 부총리와의 면담 직후 다시 기자들과 만나서는 "현안질의라도 좀 열자고 했는데 지금 구 부총리께서도 이런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 "현안질의를 열어도 답변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한다"고 정부 무능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최근 J.D. 벤스 미국 부통령을 면담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해서도 "이번 주말쯤에 내용을 파악할 거라고 하는데 그럼 총리는 대체 미국 가서 뭘 하고 왔나"라며 "총리가 귀국하자마자 무슨 이런 일이 벌어지나. 외교가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라고 맹비난했다.

임 위원장은 미국 측이 지난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제1수신자로 '미국 빅테크 국내 사업 영위'와 관련한 내용의 서한을 보낸 데 대해서도 "물론 (서한 내용이) 관세 관련은 아니지만 이미 불안감이 있었어야 했다"며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사태는) 국회 비준동의가 아니라 인액트, 입법화가 안 됐다고 보는 게 명확한 사실"이라며 "국민의힘에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면서 대미투자 특별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반박에 나섰다.

김 원내대변인은 "총 5건의 재경위 회부 안건 (대미특별법) 법안 중엔 국민의힘 의원이 12월에 제출한 법안도 있다"며 "논의가 진전된 것", "국회는 특별법에 대해서 국회법 일정 따라 처리 중에 있다, 여야가 협의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이나 언론에서 이걸 우리 정부·여당이나 국회를 비판하기 전에 사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저게 잘못된 것"이라며 "비판의 화살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로 향해야 하는 게 사실 맞다"고 반론했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도 이날 오전 문 차관 등 산업부와 긴급 협의를 가지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 트럼프 대통령 발표와 무관하게 이미 (특별법을) 2월에 심의하는 것을 정부쪽도 요청했고 저희(국회) 쪽도 밟고 있는 중"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 법을 의도적으로 지체하고 있다는 지적은 국회의 상황을 알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정 의원은 "양해각서 합의 이행은 의회 내에서 정상적 절차에 따라서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재경위에서도 이미 2월 정도를 (특별법 처리)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자체가 정상적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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