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돈 주고 ‘노쇼핑’ 갔는데…속 빈 패키지에 우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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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돈 주고 ‘노쇼핑’ 갔는데…속 빈 패키지에 우는 소비자

이데일리 2026-01-27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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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직장인 이다경 씨(가명)는 최근 가족들과 큰맘 먹고 스리랑카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일반 상품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노쇼핑·노옵션’ 프리미엄 상품을 선택했다. 쇼핑센터에 들러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가족들과 온전히 풍경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기대는 분노로 바뀌었다.

가이드는 ‘노쇼핑’ 계약을 무시한 채 쇼핑센터 방문을 노골적으로 강요했고, 이를 거부하자 정작 일정표에 있던 주요 관광지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건너뛰었다. 호텔 역시 약속했던 5성급이 아닌 4성급이었다. 이 씨는 “중소 전문 여행사가 내건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결국 고객을 낚기 위한 미끼였다”며 울분을 토했다.

최근 5년간 여행 관련 피해구제 접수 건수(자료=김남근 의원실, 그래픽=챗GPT)


◇팬데믹 이후 최고치 경신하는 피해 접수

이 씨의 사례는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패키지여행 현장의 구시대적 관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여행 관련 피해구제 접수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021년 264건에 불과했던 접수 건수는 2024년 1167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으며, 2025년 역시 1067건을 기록하며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피해 연령층이다. 과거 패키지여행 피해가 정보력이 약한 중장년층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30대(261건)와 40대(227건)의 피해가 가장 많았다.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함 때문에 패키지를 선택한 젊은 층까지 업계의 기망 행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씨가 제보한 서남아시아 전문 여행사의 사례는 패키지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우선 노쇼핑 상품임에도 현지 가이드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쇼핑 강요가 일상적으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정당하게 지불한 관광 시간은 무참히 박탈됐고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으로 이어졌다.

숙박 시설 역시 기만적이었다. 여행사 측은 4성급 호텔을 5성급으로 속여 판매했으며 현장에서 항의가 빗발치자 그제야 ‘1박 업그레이드’라는 임시방편을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입을 막으려 급급했다.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여행사들도 대목을 잡기 위한 마케팅에 분주하다. 지난 5년간 여행 관련 피해구제 접수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도적 장치 미비…소비자는 ‘각자도생’

더 큰 문제는 귀국 후의 태도였다. 여행사 측은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현지에서 호텔 업그레이드를 해줬으니 더 이상의 책임은 없다”는 무책임한 논리를 내세웠다. 가이드 비용 환불이나 계약 위반에 대한 정당한 배상 요구를 회피하며 사후 관리마저 포기한 모습이다.

이처럼 여행사가 고객을 모집하고 실제 운영은 현지 랜드사에 떠넘기는 ‘하청 구조’에서 대형 여행사는 물론 중소 여행사들까지 가격 경쟁을 위해 현지 운영비를 깎으면서 그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현행 관광진흥법과 표준약관에는 선택 관광의 자율성이 명시되어 있지만, 현장에서 가이드의 강요를 막을 실질적인 감독 장치는 전무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사후 구제에 집중할 뿐, 여행사의 허위 광고나 강매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강력하게 처벌할 권한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패키지 여행의 가격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계약 조건 위반 시 즉각적인 배상 체계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손질이 시급하다”며 “소비자들 역시 계약서와 일정표를 꼼꼼히 챙기고, 현지에서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증거를 남겨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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