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의 단식 종료와 동시에 '한동훈 쳐내기'에 본격 착수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26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사실상 제명에 해당하는 '탈당권유' 처분을 내렸고, 오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안이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가 8일간의 단식 투쟁으로 보수 결집을 시도한 직후 당내 '뺄셈 정치'가 가속화하면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분열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권파는 "기강 확립이 필요하다"며 제명 수순을 밟고 있지만, 친한계와 소장파는 "뺄셈 정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힘 윤리위, 김종혁 '탈당권유' 실질적 제명 수준 중징계 내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는 26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권유 처분을 결정했다. 탈당권유는 통지일로부터 10일 내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 제명되는 중징계로, 제명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처분이다.
앞서 당무감사위원회(위원장 이호선)가 지난해 12월 16일 권고한 '당원권 정지 2년'보다 한 단계 강화된 것이다.
윤리위는 결정문에서 "피징계자 김종혁은 현재의 지도부를 지속적으로 타격하며 당내 분란을 조장했다"며 "소속 정당에 대한 과도한 혐오 자극의 발언들은 통상의 정당한 비판의 임계치를 넘어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최고위원의 "망상 바이러스", "장 대표가 집권과 득표를 위해 영혼을 판 것" 등의 발언을 징계 사유로 제시했다.
윤리위는 "당 대표는 당원 개개인의 자유의지의 총합으로 만들어진 정당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단순한 자연인 인격체가 아니며 하나의 정당 기관에 해당한다"며 "당의 리더십과 동료 구성원, 소속 정당에 대한 과도한 혐오 자극의 발언들은 정당한 비판의 임계치를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또 "피조사인의 가짜뉴스를 동원한 중앙윤리위에 대한 괴롭힘 또는 공포의 조장은 재판부를 폭탄 테러하는 마피아나 테러 단체에 비견될 정도로 중대하다"며 "이 징계가 선례가 돼 정당 내 개별억제뿐만 아니라 일반억제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명시했다.
윤리위는 또 "방치할 경우 당의 존립 기반을 위험하게 할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를 배출하는 데도 위험한 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혁 "윤리위 결정문, 대놓고 공포정치 선언"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6일 JTBC '이가혁 라이브'에 출연해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원회가 내렸던 2년 당원권 정지 권고를 심사하면서 한 단계 더 높여 탈당권유로 바꿨다"며 "열흘이 지나면 제명 조치를 하도록 돼 있는 극악처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와 당 지도부에 대해 부정선거나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부르는 것이 망상이라고 비판한 것을 들었다"며 "신천지를 사이비종교라고 얘기한 것도 징계사유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입틀막을 하면서 폭정을 지지르다가 결국 비상계엄이라는 극악처방으로 나라에 충격을 줬는데, 또다시 국민의힘에서 이런 식의 입틀막을 자행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리위가 기자들에게 돌린 결정문 마지막 문장을 보면 '이번 징계가 선례가 되어 정당 내 개별억제뿐만 아니라 일반억제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써놨다"며 "대놓고 공포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일반억제라는 표현을 통해 아예 대놓고 당의 자유로운 언론을 입틀막하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런 반헌법적 권고문을 내놓을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는 국민들이 본인들이 뽑은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지 않느냐"며 "우리 당원들은 우리가 뽑은 당대표가 잘못하는 것을 비판할 수 없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한민국 주류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이 지경까지 몰락하게 된 데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가장 큰 책임은 장동혁 대표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동혁 지도부는 '우리끼리 똘똘 뭉치면 중도는 다 따라온다'며 중도가 뭐라고 하든, 민주당이 뭐라고 하든, 여론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지금 모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 여론의 절반에 불과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윤리위 결정문 北수령론 같은 전체주의" 강력 반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SNS "반민주, 반지성적인 말을 놀랍게도 윤리위 결정문에서 대놓고 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아니라 북한 수령론, 나치즘 같은 전체주의, 사이비 민주주의"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정상이 아니다. 바로 잡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복귀하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 제명안이 의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전 대표는 제명 결정이 나올 경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31일 국회 앞에서 제명 철회 집회를 다시 열 예정이다.
한 전 대표는 다음달 8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법적 대응 여부와 별개로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정하 "윤리위 결정문, 대표는 최고존엄이란 얘긴가"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결정문에) 대표라는 것은 모든 구성원의 총합이다. 그러니까 대표가 하는 말은 다 따라야 된다는 얘기인 거고, 그건 무오류라는 얘기인 거잖아요"라며 "최고 존엄 같은 식으로 가는 거"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개별억제를 통해서 일반억제를 도모한다는 게 너 샘플로 봤으니까 본보기 보일 테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그게 우리 한 40~50년 이상 국민들이 만들어서 지탱해 왔던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내 윤리결정문이라는 데서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쇄신에 대한 목소리를 내거나 아니면 한동훈 전 대표를 다소나마 옹호하거나 이런 사람들을 오랑캐라고 표현하는 유튜브 방송들이 있더라"며 "한 전 대표 윤리위 결정에 문제 제기를 했던 권영진·최형두 의원들을 정계 은퇴해야 된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이어 "억울한 부분은 법적 판단을 받아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을 정말 사랑한다. 국민의힘을 지키고 싶은, 이 안에서 정치를 하고 싶은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며 "가처분 신청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장동혁 대표 단식장을 방문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만약 갔을 경우 본인이 지금까지 해왔던 정치, 앞으로 주장하고자 하는 정치의 정체성이 훼손된다고 본인은 생각한다면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일 수도 있겠다고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안과미래 "韓 전 대표 제명 재고하고 정치적 해법 찾아야"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이성권 간사는 27일 정기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가 윤리위의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간사는 장 대표의 단식이 당 통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한 전 대표 측에도 지지자 집회 자제 등 화합 노력을 당부했다.
그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덧셈 정치를 하는 판에 우리는 내부 인사까지 내치는 뺄셈 정치를 하는 게 옳으냐"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개혁신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쌍특검 공조를 넘어 정책연대, 선거연대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당이 과거 윤석열 옹호 노선과 결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간사는 공천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법안 마련에도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조갑제 "張 체제 국힘, 선거 포기하고 당권 잡아야 겠다는 포석으로 보여"
조갑제 조갑제TV 대표는 2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장동혁 체제의 국민의힘이 선거를 포기한 것으로 본다"며 "선거를 포기하더라도 당권은 계속 잡아야 하겠다는 포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이게 징계 사유가 아닌데 징계를 그것도 중징계를 때리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한동훈 전 대표는 역사의 흐름을 업고 있고 헌법과 국민적 지지를 업고 있고 또 개인기가 강하고 또 팬덤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토요일에 자발적으로 동원한 사람이 수만 명이 여의도에 모였고,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 정치인 중에 거의 유일하다"며 "이 게임은 한동훈 전 대표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이 선고된 것은 윤석열 세력 특히 장동혁의 국민의힘의 그동안 행태에 대한 정치적 사형 선고에 가깝다"며 "윤석열을 옹호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서 심야에 일종의 쿠데타를 시도하다가 진압됐고 그 진압에도 상당히 한동훈 세력이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韓 전 대표 보수 단일대오에 동참했으면 하는 안타까움 남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이슈 더 인터뷰'에 출연해 "이 문제를 마냥 미루고 당내 논란만 계속 반복되게 하는 것은 당을 위해서도 좋지 않고 국민들에게도 혼란만 야기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최고회의에서 의결을 함으로써 가부간에 결론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인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표결에 참여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미리 말씀드리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다소 당무감사위원회의 결정 내지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정한 징계 수위보다 높아졌다"며 "그동안 김종혁 당원의 여러 가지 모습이 당무감사위원회의 결정 이후에 오히려 더 당 지도부를 공격하고, 윤리위원회나 당무감사위원회를 직접 공격하면서 벌인 여러 가지 모습이 우리 당의 당원으로서의 최소한의 금도를 지키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을 갖지 않았는가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정당에서 당연히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 소신을 피력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서도 "김종혁 당원이 보여준 지금까지의 모습은 굉장히 이질적인 모습이었고, 주로 내부를 향해서 공격하는 일에 골몰하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난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부 총질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씀들이 많이 나오고 그에 대해서 당원들의 요구가 아주 강력했다"며 "한동훈 전 대표가 더 우리와 보수 단일대오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고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예찬 "한동훈 제명은 지지층 결집의 분기점"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2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29일 제명은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여지고, 최고위 내부에서도 징계 수위를 조금 낮추자, 당원권 정지 2~3년 정도로 하자는 이른바 절충안을 제시했던 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장 부원장은 "그런데 한동훈 씨가 끝끝내 장동혁 대표 단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오히려 주말에 지지자들 장외 집회를 본인은 안 나가고 댓글로 막 독려하면서 당내 분란을 키우는 모습을 보여서 중재안을 냈던 분들도 주말 집회 이후에 여론이 더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전 최고위원 탈당권유에 대해서는 "당내 비판을 하더라도 당원들 모욕에는 어느 정도 선이 있어야 된다"며 "무엇보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과거 비대위원이던 2022년 이준석 전 대표 징계 국면에서 이준석 발언은 금도 넘었다, 징계 받아야 된다고 열심히 항변하셨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내 비판에도 금도가 있지 않느냐"며 "예를 들면 민주당에도 한때는 계파 싸움이 막 치열했는데, 친청계 정치인이 본인이 전당대회에서 표 못 받았다고 친명계 당원들 보고 사이비 신도다, 망상병 환자다, 극좌다 이러면 민주당에서도 징계받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제명은 지지층 결집의 분기점"이라며 "이후 중원 확장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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