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강남 아파트 대물림 급증에 '증여세 돈줄' 의구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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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대 강남 아파트 대물림 급증에 '증여세 돈줄' 의구심 커진다

르데스크 2026-01-27 16:53: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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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강남 고가 아파트의 증여 사례가 급증한 가운데 수증자의 증여세 출처에 대한 고강도 세무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다주택자 매물 확대라는 규제 취지에도 불구하고 증여·상속 등으로 다주택 상황을 해소해 규제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증여세 재원 마련 목적의 '꼼수' 시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그동안 강남 고가 아파트의 경우 증여세 규모가 만만치 않다 보니 세금 마련 목적의 각종 꼼수 행위가 비일비재했다. 출처가 명확한 급여 등은 온전히 남겨둔 채 생활비나 교육비 등을 전부 부모가 부담하거나 금, 현금 등 추적이 어려운 자산을 주고받는 방식 등이 널리 활용됐다. 원칙적으로 증여세는 수증자가 부담해야 하고 만약 증여자가 수증자의 증여세를 대신 납부하면 그 대납액도 증여로 인정돼 추가 과세된다.

 

양도세 대신 증여세 선택인가…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 증여 급증

 

법원 등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서울 지역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다가구주택 등) 증여 등기 신청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645건에 불과했던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9월 881건으로 상승한 후 잠시 하락하는가 싶더니 12월엔 무려 1054건으로 급증했다. 월간 기준 집합건물 증여 등기 신청이 1000건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2월 이후 3년 만이다.


▲ 법원 등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서울 지역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다가구주택 등) 증여 등기 신청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사진은 26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에 붙은 시세 변동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증여 등기 신청은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도심권(종로구, 중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12월 기준 이들 지역의 증여 등기 신청 건수는 송파구 138건, 강남구 91건, 서초구 89건, 마포구 48건, 용산구 38건, 성동구 30건, 중구 18건 등이었다. 이들 지역 중 송파구와 서초구의 경우 전월 대비 증여 등기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도심권인 중구의 경우 전월(18건)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증여 등기 건수가 늘었다.

 

이처럼 최근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증여 건수가 급증한 배경에는 오는 5월 9일로 유예 기간이 끝나는 양도세 중과 조치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시행된 양도세 중과 제도는 과세표준에 따라 6∼45%로 책정되는 양도세 기본 세율을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p씩 추가 부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경우 3주택자는 중과세 적용 시 지방세까지 포함한 실효세율이 82.5%까지 오르게 된다.

 

해당 제도는 윤석열정부는 취임 이후 시행령 계정을 통해 시행이 유예돼 왔으나 오는 5월 9일 유예 기간이 만료된다. 이재명정부는 더 이상의 유예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만료를 앞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에 대해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막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선택한 방법이 바로 증여다. 나중에 막대한 양도세를 내고 파느니 일찌감치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겠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소재 S세무법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고객들의 증여 문의가 급증했다"며 "앞으로 부동산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보고 집을 파는 것보다 증여세를 내더라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억원 증여세 어디서 났을까" 고액자산가 자녀들 대상 세금 모니터링 강화 요구 봇물

 

▲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강남 고가 아파트의 증여 사례가 급증한 가운데 수증자의 증여세 출처에 대한 고강도 세무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사진은 임광현 국세청장. [사진=연합뉴스]

 

여론 안팎에선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고가 아파트의 증여 사례가 급증한 만큼 수증자의 증여세 출처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수반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주택자 매물 확대라는 규제 취지를 빗겨가는 선택을 내린 과정에서 증여세 재원 마련 목적의 편법 행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막대한 증여세를 회피하거나 증여세 재원 마련 목적의 각종 편법 행위가 비일비재했다는 점은 이러한 주장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지난 2022년 국세청은 부동산 등의 부모 자산을 편법으로 증여받거나 부모 신용카드로 호화 생활을 한 이른바 '금수저 엄카족' 등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국세청 발표에 따르면 적발된 편법 증여 사례로는 ▲고가의 주택을 대출 받아 매입한 후 월급은 이자를 갚고 부모 카드로 호화 생활을 한 경우 ▲자녀 교육비, 거주비 등은 전부 부모 신용카드로 쓰고 자신과 배우자의 월급은 세금을 낼 목적으로 그대로 모아둔 경우 ▲기존에 보유했던 아파트를 통해 거액의 대출을 받은 후 빚까지 함께 증여하는 방식으로 증여세 과세 표준을 낮추는 경우 등이 있었다.

 

이 외에도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활용하는 편법 증여 방식으론 ▲자금 출처 파악이 어려운 금, 현금, 무기명 채권 등의 현물 증여 ▲법인 설립 후 허위로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 ▲부모와 자녀 간에 허위로 차용증을 작성해 돈을 빌린 것처럼 꾸미고 실제로는 이자나 원금 상환을 하지 않는 행위 ▲부모 중 한 명을 허위로 부양가족으로 등록한 후 부모 집에 무상으로 거주하는 행위 등이 언급됐다. 전부 증여세를 줄이거나 합법적으로 증여세를 모으기 위해 활용되는 불법·편법 행위들이다.

 

▲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의 목적 자체가 집값 안정화에 있고 이를 회피하는 행위에 대한 대중적 불만이 상당한 만큼 규제 취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등 서울 시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행법상 증여세는 수증자가 부담해야 하고 만약 증여자가 수증자의 증여세를 대신 납부하면 그 대납액도 증여로 인정돼 추가 과세된다. 또 증여세를 모으기 위해 활용되는 부모 카드 사용이나 생활비 지원 등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론 10년간 5000만원까지만 비과세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각종 꼼수 행위들은 국세청이 타깃을 정하고 철저히 조사한다면 물적·정황적 증거 수집이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지만 현재 국세청 인력만으로 개개인을 일일이 조사하기엔 물리적 한계가 있다 보니 사실상 세무 추적이 어려운 사각지대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의 목적 자체가 집값 안정화에 있고 이를 회피하는 행위에 대한 대중적 불만이 상당한 만큼 규제 취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꼼수 증여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방안으론 국세청의 세무조사 인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꼼수 증여 행위 신고포상제, 부동산 증여 한정 비과세·공제 혜택 축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꼼수 증여가 확산되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시장의 형평성을 저해하는 행위다"며 "단순히 증여 건수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금 출처에 대한 정밀한 세무 조사를 통해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의 비과세·공제 혜택 조정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편법 증여에 대한 기회비용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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