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줄기세포교실 고기남 교수(의학과) 연구팀이 역분화 줄기세포 유도 기술을 활용해 유전체 각인 현상 중 전분화능 줄기세포 단계에서만 나타나는 특이적 각인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다학제 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dvanced Research’(IF=13.0)에 지난 1월 12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주관하는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도 소개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체 각인(Genomic Imprinting)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두 개의 유전자 가운데 한쪽만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후성유전학적 현상으로, 태아와 태반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선천성 질환이나 발달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오랫동안 주요 연구 대상이 됐지만, 인간 수정란을 직접 활용하기 어렵다는 윤리적 제약과 체세포 내 부계·모계 유전 정보 혼재 문제로 인해 연구에 한계가 존재해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포 역분화 기술을 접목한 인간 단성 생식(uniparental)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모델을 활용했다. 모계 유전자만을 지닌 처녀생식 발생 유도만능줄기세포(PgHiPSC)와 부계 유전자만을 지닌 웅성생식 발생 유도만능줄기세포(AgHiPSC)를 각각 구축해 직접 비교·분석하는 전략을 도입한 것이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법인 메틸화 DNA 캡처 시퀀싱(MethylCap-seq)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유전체 전반의 DNA 메틸화 패턴을 정밀 분석했고, 그 결과 총 26개의 새로운 각인 후보 영역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DOCK4’와 ‘LYNX1’라는 두 유전자가 전분화능 줄기세포 상태에서만 각인 현상을 유지하고, 체세포로 분화되면 해당 특성이 소실되는 ‘줄기세포 특이적 각인 유전자’임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이는 줄기세포가 전분화능(pluripotency)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부모 유래 유전 정보가 어떻게 정교하게 조절되는지를 설명하는 새로운 분자적 메커니즘을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제1저자인 최나영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전분화능 줄기세포만의 독특한 각인 유전자 발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교신저자로 참여한 고기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규명하기 어려웠던 인간 초기 발생 단계의 후성유전학적 각인 유전자 조절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향후 이들 각인 유전자가 줄기세포의 운명 결정과 초기 배아 발달에 미치는 기능을 심층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각인 이상 질환의 이해는 물론 재생의학 및 질환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건국대학교 의학과 최나영 박사(현 미국 노스텍사스대학교 공과대학(University of North Texas College of Engineering) 박사 후 연구원)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고기남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또한 이번 연구 성과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고기성 교수, 숭실대학교 의생명시스템학부 이채영 교수 연구팀과의 신밀한 융합 연구를 통해 도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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