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에 묻힌 대미투자특별법, 관세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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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에 묻힌 대미투자특별법, 관세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데일리 2026-01-27 15:59: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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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한·미 관세협상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이 정쟁에 묻혀 두 달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을 요구하며 완강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27일 국회에 따르면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발의된 후 두 달 넘게 소관 상임위원회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상정조차 못 되고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한·미 관세협상 이행을 위한 핵심 법안이다.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대미 투자를 위한 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과 의사 결정 체계, 국회 감독 절차, 환율 안정 장치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미국이 요구해 온 한국의 대미 투자가 집행될 수 있다. 미국은 대미투자특별법이 발의되자 그에 맞춰 지난해 11월 수출분부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소급 인하(25%→15%)했다.

문제는 대미투자특별법이 국민의힘 반대에 부딪혀 아직 국회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임이자 재경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미 관세협상이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통상조약법상 통상조약은 공청회와 경제적 타당성 검토 등을 거쳐 비준되지만 특별법으로 관세 협상 후속조치를 마련하면 이런 절차를 생략·간소화할 수 있다. 관세협상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세법 개정,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이 이어지면서 대미투자특별법은 뒷전으로 밀렸다. 정청래 대표를 위시한 민주당 지도부도 대미투자특별법보다는 특검 등 정쟁성 법안에 우선순위를 뒀다. 여당 내에선 한국이 일방적으로 경제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서둘러 처리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율 재인상으로 불똥이 떨어지자 여당인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의지를 재천명했다. 재경위 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이날 재정경제부와의 당정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트럼프의 발언과 무관하게 이미 (대미투자특별법을) 2월에 심의하는 것을 정부 쪽에서 요청하고 있고 저희들도 그런 (입법)프로세스를 밟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다음 달 재경위 전체회의를 열어 대미투자특별법을 논의할 것을 국민의힘에 요청하겠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국회에서 관세협상 결과를 비준받아야 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엔 “본 양해각서는 미국과 한국 간의 행정적 합의를 구성하며 법적 구속력 있는 권리 및 의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 조항을 들어 반박했다. 여당 일각에선 먼저 대미투자특별법을 입법한 후에 국민의힘 주장대로 국회 비준 여부를 논할 수 있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여당 생각대로 대미투자특별법 논의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임이자 위원장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비준을 하려고 하는 데에서도 비준을 해야 하는 그 이유가 있고 특별법으로 그냥 밀어붙이려고 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저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위원이기도 한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정부·여당 입장을 들어보고 다시 논의하겠지만 기존에 파악했던 MOU 내용을 보면 국회 비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행 국회법상 상임위원장이 법안을 심사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긴 하지만 약 6개월 이상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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