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부 대출규제 후폭풍…이주비 없어 주택공급 차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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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부 대출규제 후폭풍…이주비 없어 주택공급 차질"(종합)

연합뉴스 2026-01-27 15:59: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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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91% 이주비 조달 차질…국토부에 규제완화 건의"

이주예정 사업조합 43곳 조사…내년까지 5만6천호 영향

서울시청에서 열린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 서울시청에서 열린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이 27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6.1.27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황재하 기자 =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로 대출이 막히면서 서울 주택정비사업 대부분이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빚어 결과적으로 주택 공급이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27일 오후 브리핑을 열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약 91%인 39곳이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으로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작년 7월부터 7개월간 20차례에 걸쳐 피해 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강화 방안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현재 정비사업 현장에는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다주택자 LTV 0%, 대출 한도 6억원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 43곳 중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3곳(시행일 전 관리처분인가 완료)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이주비 융자를 승인받은 모아주택 1곳을 제외한 39곳이 규제 영향권에 놓였다.

이 중 재개발·재건축이 24곳(약 2만6천호), 모아주택 등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15곳(약 4천호)이다. 총 3만1천호의 공급이 지연될 상황에 놓인 셈이다.

시는 "내년까지 대출 규제로 이주에 영향을 받는 사업장은 66개소, 공급 물량은 총 5만6천호에 달한다"고 부연했다.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이 27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6.1.27 ksm7976@yna.co.kr

대출 규제로 인해 조합들은 이주비가 턱없이 부족해져 시공사 보증을 통한 제2금융권 추가 대출을 검토 중이지만, 고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자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특히 자금 조달 여건은 사업지역·규모, 시공사에 따라 더욱 양극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권 등 대규모 정비사업장은 기본이주비보다 약 1∼2% 금리가 높더라도 대형 시공사를 통한 추가 이주비 조달이 가능하지만, 중·소규모 사업장은 기본이주비보다 3∼4% 이상 높은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시는 "조합원의 금융 부담이 가중될 뿐 아니라 자금 조달 협상과 절차 이행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면서 사업 지연과 사업비 증가 등 악영향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견 건설사가 참여하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인 모아주택은 마지막 관문인 '이주'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랑구 면목동 A모아타운 구역의 경우 4개 조합 총 811명 중 1주택자 515명(LTV 40%), 2주택자 이상 296명(LTV 0%)으로 구성됐다. 시공사가 신용도 하락 우려 등을 이유로 조합에 지급 보증 불가 입장을 통보하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모아주택뿐 아니라 일반 사업도 대출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 재개발사업 지역에서는 60명 이상의 조합원이 다주택자로, 이들이 이주하는 데 드는 130억원가량을 조달하지 못해 시공사가 지급 보증을 거부했다. 이에 일부 조합원은 현금청산자로 변경을 요청했고, 오는 2월로 예정됐던 이주 일정은 연기됐다.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하는 최진석 주택실장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하는 최진석 주택실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이 27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이주비 대출규제 합리화 촉구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6.1.27 ksm7976@yna.co.kr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브리핑에서 "이주비 조달 부분은 특히 당장 발등이 떨어진 불처럼 절박한 상황"이라며 "사업 지연이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LTV 0%가 적용되는 다주택자의 경우 이주비를 위한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 자산가라고 볼 수는 없는 다주택자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며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예외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절박한 상황이지만, 민간 개발 사업인 만큼 시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여지는 사실상 없다. 최 실장은 "정비사업은 민간의 사업이기 때문에 시가 대책을 내기 어렵다"며 "다만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시의 역할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22일 국토교통부와의 실무협의체에서 이주비 대출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분리해 LTV 70%를 적용하는 등 대출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날은 대출 규제를 적용받는 40개 정비사업의 피해 현황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최 실장은 "이주비 대출은 단순 가계대출이 아니라 주택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비용'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패러다임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정된 주택공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현 상황이 속히 개선돼야 한다"면서 "시민의 주거 안정과 정비사업의 정상화를 끌어내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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