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한국 여성 체육계의 현재와 미래가 한자리에 모였다. 비올림픽 종목의 한계를 넘어 정상에 오른 베테랑과,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유망주가 같은 무대에서 조명받으며 여성 스포츠의 확장된 지형을 보여줬다. 제37회 윤곡 김운용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은 성과와 가능성, 그리고 세대의 흐름이 교차한 자리였다.
김가영(43·하나카드)은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비(非)올림픽 종목 선수가 여성체육대상 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여자 포켓볼 1세대를 대표하는 김가영은 세계선수권 우승과 그랜드슬램 달성 이후, 프로당구(LPBA) 출범과 함께 3쿠션으로 전향해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2024~2025시즌에는 8개 대회 연속 우승과 38연승을 기록하며 국내 프로 투어 스포츠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고, 통산 17승으로 남녀를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도 경신했다.
시상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김가영은 “당구가 스포츠로 인정받게 만들고 싶다는 꿈이 오늘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다”며 “비올림픽 종목 최초 대상이라는 점 때문에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던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1990년대 후반에는 당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지금과 많이 달랐다”며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해도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아 늘 아쉬움이 있었는데, 오늘 이 자리에 서며 그 시간이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가영은 이번 수상을 개인의 성과를 넘어 종목 전체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는 “LPBA 우승이 당구 선수들 사이에서의 1등이라면, 이 상은 한국 여성 체육인 전체를 통틀어 받은 평가”라며 “선수로서 잘하는 것은 물론, 이후에는 지도자와 선배로서 당구가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가 되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은 현재의 정점뿐 아니라 미래의 얼굴도 함께 비췄다. 여자배구 유망주 손서연(16·경해여중)은 신인상 수상자 8명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손서연은 지난해 16세 이하(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45년 만의 우승을 이끌며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차지한 초대형 기대주다.
손서연은 “이렇게 신인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 시상식을 보며 다음에는 더 큰 상을 받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관심받는 만큼 더 열심히 해서 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2의 김연경’이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부담이 되지만, 그만큼 더 책임감을 느끼고 받아들이려 한다”고 밝혔다.
윤곡 김운용 여성체육대상은 고(故)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1989년 창설한 국내 최초의 여성 체육 시상식이다. 김연아(36), 안산(25), 최민정(28), 신유빈(22) 등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 무대를 거쳐 갔다. 올해 최우수선수상은 파리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반효진(19·대구체고), 우수상은 수영 문수아(17·서울체고)와 육상 김태희(21·익산시청)가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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