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위해 한화그룹이 현지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막바지 총력전에 나섰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현지 시각 26일 캐나다 토론토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산업 협력 포럼’에 참석해 철강·인공지능(AI)·우주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캐나다 기업 5곳과 전략적 투자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나다 정부가 입찰 심사에서 중시하는 현지 산업 참여 확대와 절충교역(ITB) 등 ‘바이 캐내디언(Buy Canadian)’ 기조에 부응하는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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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되는 협력은 한화오션과 캐나다 최대 철강업체 알고마 스틸 간 MOU다. 양사는 잠수함 사업 수주를 전제로 현지 강재 공장 건설과 잠수함 건조·유지·보수·정비(MRO) 인프라에 투입될 철강 제품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이를 위해 약 3억 4500만 캐나다달러(약 3650억 원)를 출연하기로 하며 현지화 의지를 강조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캐나다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철강 생산 및 인프라를 구축해 미래 세대까지 신뢰할 수 있는 잠수함 전력 마련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AI 분야에서는 한화오션·한화시스템·코히어(Cohere)가 3자 MOU를 체결했다. 코히어는 대형언어모델(LLM)과 대형멀티모달모델(LMM) 분야 경쟁력을 갖춘 캐나다 AI 기업으로, 엔비디아·오라클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70억 달러(약 10조 1000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코히어의 AI 모델을 조선 산업의 생산계획·설계·제조 공정에 적용하고, 잠수함 시스템 통합과 운용 효율을 높일 특화 AI 기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우주·방산 전자 분야 협력도 구체화됐다. 한화시스템은 캐나다 위성통신 기업 텔레셋과 저궤도(LEO) 위성 통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텔레셋이 198기 저궤도 위성 발사를 통해 차세대 통신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위성 제조 및 단말 개발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위성통신망 구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 협력은 향후 한국의 군 저궤도 위성통신체계(K-LEO) 공동 개발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으며, 해양·극지 환경에서 안정적 통신이 필요한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도 기술적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캐나다 우주 기업 MDA 스페이스, 전자광학 전문 기업 PV 랩스와도 각각 MOU를 맺었다. MDA 스페이스와는 차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위성(SDS) 플랫폼 ‘오로라’에 한화의 방산 전자 기술을 접목해 보안 통신과 데이터 복원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PV 랩스와는 안보 분야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한화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함정 판매를 넘어 캐나다 현지 경제와 산업 생태계에 깊게 뿌리내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기술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철강 공장 건설 지원과 AI·위성 기술 협력은 입찰 경쟁에서 유리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다각도 MOU 체결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핵심 승부수가 될 수 있으며, 성사될 경우 한국 방산의 북미 시장 확장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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