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스타그램
인도의 한 시장에서 수년간 거지 행세를 하던 남성이 실제로는 여러 채의 주택과 차량, 고리대금 사업체까지 운영해 온 자산가로 드러나 현지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1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 여성아동개발부는 지난 17일 마디아프라데시주 인도르의 사라파 바자르 일대에서 “정기적으로 구걸하는 신체 장애인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망길랄(50)을 구조했다. 이는 인도르시가 추진 중인 ‘거지 없는 인도르(Beggar-free Indore)’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신체 장애가 있는 망길랄은 바퀴가 달린 작은 나무판자에 앉아 손과 발로 몸을 밀며 하루종일 시장 일대를 오갔다. 고개를 숙이고 땅만 바라본 채 한쪽 구석에 앉아 있거나, 배낭을 멘 채 신발에 손을 넣고 이동하는 그의 모습은 시민들의 동정을 샀다.
그는 직접 구걸을 하지 않았지만, 지나가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전이나 현금을 건네는 일이 반복됐다. 그의 하루 수입은 500~1000루피(약 7900원~1만 5700원)로, 이는 인도르를 포함한 마디아프라데시주의 미숙련 노동자 기준 일일 최저임금 467루피(약 7300원)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당국이 구조 과정에서 재활을 안내하던 중 망길랄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는 바가트 싱 나가르에 3층짜리 주택 1채, 시브 나가르에 약 600제곱피트 규모의 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알와사 지역에는 방 1개짜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자산가였다.
망길랄은 또 오토릭샤 2~3대를 보유해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운전기사를 둔 승용차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운전기사는 월 1만2000루피(약 19만원)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보유한 주택 중 일부는 저소득층 주거 지원을 위한 공공주택 보급 정책(PMAY)의 일환으로 배정받은 임대주택으로 드러나 논란이 더욱 커졌다.
조사 결과 망길랄은 구걸로 번 돈과 보유 자금을 활용해 사라파 바자르 일대 소규모 보석 상인들을 상대로 고금리 대부업을 운영해 온 것으로도 확인됐다. 그는 돈을 빌려준 상인들로부터 매일 또는 매주 이자를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아동개발부의 디네시 미슈라 담당관은 “그가 보유한 자산 규모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은 들었지만 정확한 금액은 아직 산정 중”이라며 “모든 수입원과 명의로 된 재산, 은행 계좌와 현금 자산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미 망길랄의 은행 계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망길랄은 조사 과정에서 “시장에 나가긴 했지만 직접 구걸을 한 적은 없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주머니에 돈을 넣거나 수레 위에 돈을 두고 간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그의 가족들 역시 구걸에 관여한 정황이 함께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라지니시 신하 지역 프로그램 담당관은 “망길랄은 상당한 규모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리대금업은 명백한 범죄”라며 “재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공주택을 배정받은 경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망길랄은 조만간 군(郡) 행정 책임자 앞에 출석해 경위를 해명할 예정이다.
한편 인도르시는 2024년 2월부터 거지 근절 캠페인을 진행해 왔으며, 현재까지 약 6500명의 거지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4500명은 주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생업에 종사하도록 연계됐고, 1600명은 우자인 지역의 아슈람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172명의 아동이 학교에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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