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입법부의 법적 절차 미이행을 이유로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월 관련 법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2월까지 상정해 통과시켜달라는 게 (원래) 정부의 요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재정위 소속 여당 위원들과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습 관세 인상 예고에 대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한미의 관세합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라 지난해 11월 발의된 법안으로, 투자기금 설치 등에 관한 규정이 담겼다.
국힘 '국회 비준' 주장에 "입법사항…소모적 논쟁말고 협조"
정 의원은 "상정되면 비준이냐 법안이냐 법률이냐가 논쟁이 될 듯한데, 양해각서(MOU)를 보면 정부 입장은 비준으로 보지 않고 입법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ratify(비준)'란 용어를 쓰진 않고 'enact(법 제정)'란 용어를 쓴 것 같다. 그런 것을 보면 미국 쪽도 이를 입법사항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특별법안이 발의됐고 12월까지 개인 발의의 법안 4건이 더 올라와 총 5건이 발의됐다. 12월과 1월은 법안 발의 후 숙려 기간의 일종이었고 정상적으로는 2월에 특별법을 심의하는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는 무관하게 이미 정부와 국회가 다음 달에 심의하는 걸 정부에서도 요청하고 있었고 국회도 그런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었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 법을 의도적으로 지체하고 있다'라는 지적은 국회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주장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 의원 "통상적으로 실무적으로 외교 라인을 통해서라도 법을 빨리 통과시켜 달라는 요청이 있을 수는 있는데 이번엔 그런 일도 없었다. 이런 일이 갑자기 생긴 것"이라며 "그래서 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표를 했는지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재경위 여야 간사 협의로 2월 첫째·셋째 주에 전체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향해선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보다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입법 과정에 적극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가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다"며 "나는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썼다.
與 "트럼프 관세 재인상은 '입법' 문제…비준 지적은 전제 잘못"
민주당은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양해각서(MOU)에 대해 국회가 비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기본적으로 비준 대상이 아니다"라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준을 안 해서가 아니라 입법화(enact)가 안 됐다는 것"이라며 "비준하면 우리나라만 구속되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상대국은 비준하지 않고 행정명령으로 했는데 한국만 비준하면 그에 따른 구속이 상당히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전략적으로 그렇게(비준)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어서 관세를 일방적으로 매기는 것 자체가 잘못 꿰어진 단추"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익을 위해 저희가 부득이하게 대응하는 차원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합의에 근거한 대미 투자를 위한) 연 200억달러 재원이나 합리적 대책, 상업성 확보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다. 이후 정부와 협의해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경위의 법안 처리 일정에 따라 법안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세 재인상 예고에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통상 합의를 체결해 놓고 비준 절차를 외면해 온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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