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급한 트럼프, 대미투자 시간 끄는 韓에 관세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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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급한 트럼프, 대미투자 시간 끄는 韓에 관세 압박”

이데일리 2026-01-27 13:17: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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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정두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비준 지연을 이유로 한국차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현 15%)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법원 판결 등 자국 내 불확실성 속 한국이 대미 투자 이행에 시간을 끈다고 보고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곧 미국을 찾을 예정인 만큼 정부 차원의 입법 의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국회도 현재 발의된 5건의 대미투자특별법 일괄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을 위한 출국길 전용기 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AP)


◇“유화책 돌아선 EU 대신 韓 타깃 됐을 수도”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내달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PA)에 따른 상호관세가 위헌 결정이 나오게 되면 각국이 미국과의 (대미투자) 약속을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고자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은 그린란드 사태로 미국이 유화책으로 돌아선 만큼 한국이 압박의 타깃이 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해 11~12월 중 발의된 5개 대미투자특별법안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상임위 내에서 논의 중이다. 지난해 7월 합의와 11월 한미 관세합의 팩트시트를 통해 약속한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 중 2000억달러 규모의 공공투자를 위한 구체적인 기금 마련과 이행 방안이 담겼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 현 상황을 보고 국가 간 신뢰와 약속 이행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이 다수당이었다면 야당 탓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현재는 여당이 다수”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국회 비준이 한미 관세합의 팩트시트(문서)냐 대미투자특별법이냐를 두고도 정부·여당과 야당의 해석이 엇갈리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봤다. 미국 입장에선 뭐가 됐든 약속만 이행하면 된다는 것이다.

장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두 개념이 섞여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다면 그게 특별법이든 팩트시트 비준이든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도 “팩트시트 국회 비준과 관련해 우리 내부에선 논란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크게 중요치 않다”며 “뭐가 됐든 투자가 진행될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산업장관 곧 방미…“이행 의지 보여줘야”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특별법 비준 의지를 설명하고 실제 국회 논의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정관 장관은 오는 28~31일 일정으로 미국을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난다.

장 원장은 “정부가 대미 투자를 하겠다는 이행 의지를 보여주고 실제 입법에 속도를 내서 25% 관세가 부과되는 데까지는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국제 신뢰 문제 차원에서라도 추후 재협상하더라도 일단은 국회 비준을 통해 약속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당장 관세를 25%로 올릴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봤다. 구 교수는 “미국이 실제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의 투자 약속도 무효가 된다”며 “미국으로서도 제 발등 찍는 일인 만큼 시점에선 법안 통과를 재촉하는 정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문제 삼은 건 한국 국회의 관련법 비준 지연이지만,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비롯한 디지털 규제를 포함한 비관세 장벽 문제를 포괄적으로 문제 삼는 것이란 해석도 뒤따른다.

이주형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미 관세합의 팩트시트에는 대미투자 약속 이행 외에도 디지털 규제나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등 여러 비관세 장벽 조건이 있었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도 지난해 12월 열리기로 했다가 열리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앞선 합의를 하나도 이행하지 않는다고 보고 계속 문제삼을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그에 따른 정부의 제제가 이뤄지고 있는 쿠팡 사태와 연결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거론하지는 않고 있지만, 쿠팡의 미국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행정부·의회를 상대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제재한다’며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쿠팡 이슈나 디지털 분야 비관세 장벽과 관련한 불만도 녹여졌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선 미국의 진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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