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국가가 보증하는 제도인 의료기관인증제. 하지만 정작 환자는 인증 마크가 있다고 해서 이 병원이 수술을 더 잘하는 건지, 사고로부터 정말 안전한 건지 알 수가 없다. 즉 현재 인증제만으로는 의료기관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것. 따라서 환자의 병원 선택 시 인증 여부가 실제 도움이 되면서도 의료의 질과 안전성 확보의 동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기관 인증, ‘행정 기준’ 아닌 ‘환자 선택권’ 강화돼야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중앙환자안전센터는 오늘(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나를 위한 좋은 병원 한눈에 찾기, 환자 중심 의료기관인증체계 개선’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김선민 의원은 “국내 인증제도는 그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뤄왔지만 15년이라는 역사에도 정작 수혜자인 환자들이 제도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기본인증제는 더 많은 환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좋은 전략이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의 의료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단순히 인증 병원을 늘리는 것보다 더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번 자리가 인증제도가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오태윤 원장은 “인증제도는 환자 안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아직도 현장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앞으로 모든 환자가 어느 병원을 가도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기본인증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서희정 사업혁신센터장은 ‘환자중심 의료기관인증제도의 미래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현재 500여 항목의 복잡한 인증기준이 중소병원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참여율이 약 8%로 매우 저조하다”며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과 직결되는 150여개의 핵심항목을 중심으로 한 기본인증제를 통해 중소병원이 인증체계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안전’과 ‘병원 생존’ 모두 충족해야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이상일 보건의료정책기획단장을 좌장으로 대한병원협회 박진식 제2정책위원장(세종병원 이사장), 한국의료질향상학회 김덕경 총무이사(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한국정책학회 주효진 연구부회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박은혜 평가보상부장, 보건복지부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박진식 위원장은 “미국의 JCI(국제 의료기관 평가)나 대만의 사례를 보면 민간 자율임에도 참여율이 높다”며 “이는 인증을 받은 기관이 그만큼의 가치를 보상받고 대접받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이 기본인증제 안착을 위해 ▲별도 인증수가 신설 등 직접적 인센티브 마련 ▲인적 자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컨설팅 지원 ▲유사평가제도와의 통합관리 등을 제언했다.
이어 김덕경 총무이사는 “별다른 인센티브 없이 기본인증마크만 도입할 경우 병원의 참여율 저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의료기관에서 질 향상에 투자한 비용이 의료 질 평가 지원금이나 가치기반수가 등 보상으로 이어진다면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기종 대표는 상급병원과 종합병원의 인증이 주축이 되고 있지만 환자가 느끼는 신뢰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환자는 병원의 의료기관 인증 마크만 보고도 ‘이 병원은 안전과 의료 질의 최소 기준을 충족했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인증제의 확장을 위해 분야별 인증 활성화와 정부 차원의 과감한 인센티브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주효진 연구부회장은 “의료기관 인증은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자율인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정규모 이상 병원에 대한 강제성을 강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인증 결과가 실제 병원의 수익성이나 만족도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증거를 제시해 제도의 신뢰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박은혜 평가보상부장은 이날 논의된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향후 인증제도 개선 및 정책추진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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